몇 주째

by 지니샘

오만을 비추어 온몸으로 받아내던 4월이었다. 아직 일주일 정도가 더 남았다. 그럼에도 마치 다 살아낸 듯 진이 빠졌다. 내일이면 곧 살아날 진이지만 말이다. 2주 정도 명상도, 스트레칭도, 독서도, 운동도, 잠도 제 시간을 지켜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살아갔다. 살아냈다. 나의 삶 속에는 내가 있었다. 이따금씩 내 눈에 비치는 왼손 중지에 비춰 새벽에 "아" 하며 누운 내가, 기를 쓰고 타이핑을 치고, "!" 차마 입으로 소리 못내고 서둘러 연필 쥔 손을 옮기는 내가 있었다. 나만 아는 나의 존재를 애틋하게 바라보다 다신 없을 귀중한 시간이라 이름 붙인다. 그럼에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음을 더 기약하고 망설이고 긴장하는 내가, 모든걸 기다리는 지금을 살아간다. 압축된 채 눈물 없는 시간들이 나를 기다리고 기다렸고 기다릴 것이다. 그 누구도, 무엇도 아닌 나에게서 나를 횡단한 내가 오늘도 살아낸다. 살아진다. 살아간다. 살아본다. 나는 삶이고 삶은 내가 된다. 무엇도 아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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