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하늘색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파랑에 흰색을 섞은 색깔? 옅은 파란색? 호옥시 GOD? 흔히 만나는 크레파스, 색연필, 사인펜에 있는 하늘색과 다른 하늘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만든 쿠키~ 대신 내가 본 하늘은 이렇다. 오늘만 해도 색깔이 한 10가지는 넘는다. 아침에 본 하늘을 기억하려다 오늘 아침에 하늘을 보지 않고 다른 곳에 집중했던 나를 발견했다. 하늘을 보고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나? 여유보다는 내 마음이 문제였나? 출장 나오는 길 하늘을 보았다. 회색빛이 도는 구름 틈새로 파랑색에 흰색과 회색을 더한 하늘이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비가 올까? 아침에 챙겨온 우산을 챙기지 못하고 출장에 나섰다. 출장지에서 나온 뒤 만난 하늘은 하얀 구름을 품고 있었다. 파랑 30%, 흰색 70%쯤 마음을 순수해지게 만드는 하늘이다. 우산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 이제 비가 안오려나? 비가 온다고 했었나? 깔깔 웃으며 온 하늘에 기분 좋은 내 마음을 전한다. 바다와 맞닿은 하늘을 만났다. 산 중턱에 구름이 깔려 꼭 산타할아버지의 푹신한 수염을 연상시켰다. 기분 좋아라. 입꼬리를 올리며 폭신 폭신함에 잠시 편안함을 느낀다. 실컷 떠들고 이야기하다보니 바다를 비추는 회색빛이 더 가미된 하늘과 몽글했던 하얀 구름이 없어진 회색구름 천지 하늘을 본다. "어머 조금 있으면 비오는거 아니야?" 하지만 아무도 우산을 가지고 내린 사람은 없다. 즐거운 이야기 삼매경 속 온천지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는다. 내 앞에는 맛난 음식들과 하늘이 있다. 회색빛이 짙어진 하늘이 비를 내린다. 하나 둘 씩 뚝뚝 떨어지던 비가 곧 투둑투둑 소리를 내는 것 같다. "비가 오네, 우리 못 나가겠다" 오히려 좋아. 다 먹은 빈 그릇을 앞에 두고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 이야기를 듣기라도 한 듯 빨간빛을 포함한 하늘이 빼꼼 고개를 내민다. 회색빛 구름이 사라지고 있다. 어디로 가니 너는? 하얀 구름을 되찾은 하늘에 남몰래 박수를 치며 자세를 고쳐앉았다. 우린 아직 나갈 생각이 없다. 팟 조명이 켜짐과 함께 군청색을 띤 하늘이 짙어진다. 아직 할 이야기가 더 남았는데, 아쉬운 내 마음을 아는 듯 하늘이 우릴 기다려주는 것 같다. 식당에 우리만 남아 고요해지자 땅 위 빛만이 반짝 거리고 하늘은 말이 없다. 깜깜한 자신의 마음을 색으로 대변한다. 검정 하늘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올려다보아도 더이상 하늘색이 없는 우리집으로.
붓을 들어 위를 콕 찍는다. 하늘을 머금고 하늘색을 폭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