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을 살피는 것에 대하여
내가 중학교 때인가. 문뜩 내가 왜 태어난 것인지 궁금해졌다. 소파에 앉아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내가 특별히 태어난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맞다. 내가 이 땅에 사는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머리 싸매고 고민해 봐도 내가 태어난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중학교 때 내 주변 친구들은 외국어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한다며, 새벽부터 학원 다니느라 힘들어 보였다. 마치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처럼 얼굴이 하얗게 뜬 채로 등교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난 새로운 동네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그렇게 썩 공부를 잘하지도 않았으며 운 좋게도 우리 엄마가 억지로 날 학원에 다니게 하지도 않았었다. 그래서 난 그저 그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말이다. 학교를 가야 한다니 가고 학원을 가야 한다고 하니 가긴 가지만 공부를 열성적으로 해야 할 이유를 딱히 찾지 못했다. 내가 힘들게 공부하지 않아도 잘 살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난 적당히 성실한 아이처럼 보일만큼만 공부를 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내가 과학탐구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삶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20대, 30대를 성공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성공의 가도를 가고 있을 때는 내 삶을 차분히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저 타인의 시선과 인정에 이끌려 내 삶을 살아갈 뿐이다. 타인과 세상, 사회의 인정이 인생 전부인 것처럼 일상의 작은 행복을 놓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누구의 말처럼, 우리는 남들보다 먼저, 남들보다 더 많이, 오래 그 성공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몰두하여 삶을 흘려보내는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매일의 삶에 집중하고자 노력하다. 내가 먹는 밥과 공기와 물에 집중하며 하루를 살아가고자 한다. 내가 일상의 행복을 희생하며 미래를 위해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니 말이다. 나는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지구에 왔다 떠나는 존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