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새벽, 그리움과 외로움

아빠에 대한 그리움

by 김정은 변호사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매일 느끼지만 유독 새벽이 되면 더욱 그런 감정이 몰아친다. 나에게 부모는 당연한 것이었다. 공기, 밥, 물과 같은 존재였다. 여러 번의 장례식장 조문을 다녔고 친한 친구 부모님의 부고를 들었지만 지금처럼 피부로 와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처럼 사람은 직접 겪지 않고는 당연한 사실을 아닌 것으로 치부하며 사는 우매한 인간인 것인가 싶다. 하지만 지금은 아빠의 부재가 현실이 되었고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고요한 새벽, 잠을 자다가 문뜩 그리움에 사무쳐 깰 때도 있다. 그토록 나에게 많은 잔소리를 하고 화도 냈었던 아빠였지만 나를 누구보다 아껴줬다는 사실은 나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세상에 나 말고 나만큼 나를 생각해 주었던 존재가 없어지니 그 상실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나에게 새로운 가족들이 곁에 있지만 내가 겪는 감정에 대해 그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더욱 그리움과 외로움에 사무칠 때도 있다. 그러다가도 한편 내가 너무 무리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한다. 나 또한 직접 경험을 하지 않고는 공감을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부모의 죽음은 그 사람의 부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의 죽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나의 삶도 언젠가 끝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욱 내 삶이 소중하고 한편으로 슬프기도 하다. 누군가 했던 말이 와닿았다. 그 말은 몇 번의 사계절을 내가 보낼 수 있나를 생각해 보면, 내 삶이 얼마나 짧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과연 몇 번의 봄이 남아 있을까 생각해 본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목련과 개나리, 벚꽃을 앞으로 40번 정도 더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이처럼 삶은 한정되어 있기에 소중하고 애잔하고 슬프다.


그러니 짧은 생에 의미 없는 감정들로 소진될 수 없다고 다짐한다. 내 삶에 집중하고 나의 오감으로 세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오늘도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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