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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항상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나에 대한 신뢰를 갖기

by 김정은 변호사

우리는 나 스스로를 불신하고, 책망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를 원망하고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무뎌져있는 것 같다. 나를 칭찬하는 것에 인색하고, 나의 실력과 노력에 대한 인정과 격려는 야박하기 그지없다. 항상 나를 남처럼 대하고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 나를 긴장시키는 것에 능하다.


그렇게 나를 앞으로 정진하도록 강하게 훈련시키는 것이 나의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과업을 해내도록 나를 혹사시키는 것 같다. 그렇게 그런 나의 행동에 정당성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나의 행복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당장 휴식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자연스레 덜 행복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고 대신 돈이라는 물질을 손에 얻고자 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행복하고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자주 읽는 자기 계발서를 보면,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다독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저속노화 식단으로 식사를 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 종일 허덕이며 일을 하고 녹초가 되어서 집에 돌아오면, 소파에 누워 꼼짝을 할 수 없게 된다. 음식을 할 힘도 없어서 배달의 민족 어플을 켜며, 주문할 음식을 찾을 때도 허다하다.


그러고 나면 또다시 죄책감이 밀려온다.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하고 말이다. 성장하고 부자가 되려면,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명상도 해야 하는데 나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고, 유튜브만 주야장천 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 자기 계발도 나에게 남아 있는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일을 하느라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어서 충전이 필요한 상황인데 어떻게 또 다른 과업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럴 때는 나 자신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일을 줄이면서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당신이 게을러서도, 의지가 박약해서도 아니다. 그냥 오늘 하루 에너지가 모두 고갈돼서 더 이상 열심히 사는 삶을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나를 원망하지 말고, 내가 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들고자 노력해 보자. 보다 더 나 자신을 사랑하고 다독여줄 필요가 있다. 내가 있어야 나의 삶이 가능하다. 나를 배제하고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내 삶의 영원한 파트너인 나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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