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4명, 팀장 4명 사이에서 배운 관찰의 힘
오늘 점심, 임원 네 명과 팀장 네 명이 한 테이블에 앉았다. 숫자만 보면 균형 잡힌 자리였지만, 공기의 밀도는 가볍지 않았다. 누구도 긴장한 표정은 아니었지만, 편안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오늘은 말을 조금 덜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팀장 A는 평소처럼 대화를 이끌었다. 공백이 생길 때마다 말을 보탰고, 자리가 어색해지지 않도록 애썼다. 그 모습은 익숙했고, 조직에서 흔히 요구받는 태도이기도 했다. 반면 나는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췄다. 말로 상황을 채우는 대신, 듣고 바라보는 쪽에 에너지를 쓰고 싶었다.
말을 줄이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장면들이 하나씩 드러났다. 임원 네 명 사이에 형성된 미묘한 힘의 균형이 느껴졌다. 누가 먼저 말하는지, 누가 말을 끝까지 듣는지, 누가 웃음으로 긴장을 완화하려 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속도나 웃음의 타이밍에서도 그 차이는 드러났다.
이 장면을 보며 나는 <콰이어트(Quiet)>의 저자 수전 케인(Susan Cain)의 TED 강연을 떠올렸다. 그녀는 조용한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동안 관찰하고 연결하며, 상황의 본질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 말은 오늘 점심의 나와 겹쳐 보였다. 말하지 않으니, 관계의 구조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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