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서툰 엄마와 타고난 요리사 딸
세상에는 노력해도 잘 안 되는 일이 있고, 가르치지 않아도 절로 피어나는 재능이 있다. 나에게 있어 요리가 전자에 해당한다면, 이제 갓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의 딸은 후자에 속한다. 소위 ‘똥손’이라 불리는 엄마를 둔 덕분일까. 딸은 부엌을 놀이터 삼아 유튜브라는 스승을 곁에 두고 놀라운 요리들을 뚝딱뚝딱 차려낸다.
딸의 작은 손에서 탄생하는 메뉴들은 절대 만만치 않다. 반죽의 결이 살아있는 소금빵부터 달콤하고 부드러운 에그타르트는 기본이고, 정교한 간이 필요한 스파게티나 쉬워 보이나 쉽지 않은 김밥까지 그 수준이 어른 실력 못지 않다. 요즘 핫 아이템, 두바이 초콜렛과 두바이 쫀득 초콜렛도 집에서 직접 만든다. 피스타치오를 직접 까는 정성까지 대단하다. 정확한 계량과 다양한 재료 준비가 즐겁다는 딸을 볼 때면, 부엌 근처만 가도 피곤함이 몰려오는 나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요즘 이 어린 셰프가 꽂힌 메뉴는 영양가 좋은 ‘오리 야채찜’이다. 각종 신선한 채소와 버섯, 아삭한 숙주를 오리고기와 함께 쪄서 특제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건강식이면서도 오리의 풍미가 깊게 배어 있어 온 가족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금요일 퇴근길, 지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을 때 내 머릿속을 스친 것도 바로 그 담백한 온기였다.
딸이 학원 끝나고 뭐하고 있는지 궁금해 카톡을 보냈다.
"우리 딸, 뭐 하니?"
돌아온 대답은 저녁을 먹는 중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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