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의 시나리오와 심리적 안전감 사이에서
사람에게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몸에 밴 심리적 방어 기제가 있다. 내 경우 그것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먼저 떠올리는 습관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닥쳐올 문제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맞듯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 두면, 막상 위기가 닥쳤을 때 조금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으리라 믿었다. 말하자면, 걱정의 선행 학습이었다.
오늘, 조직 안에서 꽤 큰 이슈가 하나 발생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 앞에서, 팀원들의 반응은 뚜렷하게 갈렸다. A 과장은 가능한 모든 위험 요소를 세밀하게 나열하며, 즉각적인 대응 방안을 쏟아냈다. 반면 B 차장은, “내일 실제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상황에 맞춰 대응하자”며 차분한 신중론을 폈다.
두 사람의 상반된 온도 차를 바라보다가, 나는 문득 깨달았다. A 과장의 치밀함과 B 차장의 침착함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팀장인 나의 핵심 역할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위험을 나열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A 과장의 논리에 기울어져 있었음을 중간쯤에서 알아차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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