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쏟는 일은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다독임 뒤에 숨겨진 팀장의 떨림

by 하랑팀장

팀장이 된 뒤, 나는 기도하는 일이 늘었다. 인생이란 게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내 손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속도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기도는 해결을 바라는 주문이 아니라,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는 방식이기도 하다.


최근 나는 정든 부서를 떠나 새로운 부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익숙한 풍경을 뒤로하고 낯선 공기 속에 나를 던지는 일은, 팀장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어도 여전히 긴장되고 떨린다. 새 책상에 앉아 정신없는 한 달을 보냈고, 오늘 점심 무렵, 예기치 못한 선물이 도착했다.


4년 동안 내가 직접 업무를 가르치고 성장을 지켜봤던 옛 팀원이 보낸 손편지였다. 정갈하게 꾹꾹 눌러 쓴 글자들 속에는 우리가 함께 넘었던 고비와, 내가 무심코 건넸던 말들이 남긴 흔적, 그리고 나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온기가 담겨 있었다. 편지를 읽는 동안 가슴 한구석이 뻐근해지더니,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람에게 정성을 쏟아온 시간이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사실 타인에게 마음을 준다는 일은 고단하다. 호의가 왜곡되기도 하고, “팀원은 팀원일 뿐”이라며 마음의 문을 닫고 싶었던 날도 있었다. 잘 되라고 건넨 말이 누군가에겐 잔소리로 들릴까 봐, 입술을 깨물며 삼킨 밤도 부지기수였다. 그럼에도 손편지 한 장은 내 안의 냉소를 조용히 풀어냈다. 좋은 영향력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상대가 힘든 순간에 떠올리는 한 사람으로 남는 일이라는 걸 다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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