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남편의 한마디가 일깨운 말의 온도
사회생활을 하며 우리가 자주 빠지는 함정이 있다. ‘정답’을 제시하는 능력이 곧 리더의 유능함이라고 믿는 일이다. 누군가 고통을 호소하면 우리는 반사적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문제의 원인을 짚고, 다음 행동을 제안하고, 더 효율적인 길을 알려주려 한다. 그런데 관계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하나의 진실이 또렷해진다. 조언은 요청받기 전까지, 때로는 차가운 간섭처럼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아프다고 말할 때 “그러니까 병원에 일찍 갔어야지”라고 응답하는 사람이 있다. 인과관계로만 보면 깔끔한 말이다. 하지만 그 문장에는 정작 아픈 사람의 마음을 받쳐 주는 온기가 빠져있다. 옳은 말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어떤 ‘맞는 말’은 오히려 관계의 온도를 뚝 떨어뜨리고, 대화 상대의 마음을 닫게 만든다.
이 이야기를 쓰다 보니 15년 전의 장면이 떠오른다. 회사에서 일과 사람에 치여 스트레스가 꽉 찼을 때, 나는 남편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때 남편은 위로 대신 뜻밖의 말을 건넸다.
“당신은 대체로 너무 논리적이야. 말에 허점이 없지. 그래서 사람들이 당신을 힘들어할 수도 있어.”
나는 의아해서 되물었다. 틀린 말을 하지 않는데 왜 싫어하냐고. 그러자 남편이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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