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만드는 균열

네가 생각하는 최선은 뭐야?

by 하랑팀장

“화는 통제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정보의 흐름을 막는 선택이 되기도 한다.”

화는 불꽃처럼 올라온다. 잠깐의 열로 상황을 정리한 것 같지만, 그 뒤에는 종종 상처가 남는다. 조직에서 리더의 분노는 더 무겁다. 한 번 높아진 목소리는 회의실의 공기를 바꾸고, 질문의 입구를 좁히며, 보고의 속도를 늦춘다. 단기적으로는 통제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팀장의 평판을 깎아내리고 팀원들의 자발성을 저해하는 독이 된다. 팀이 ‘해결’보다 ‘회피’를 먼저 배우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칭찬이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면, 화는 사람을 숨게 만든다. 팀원들이 일을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는 꾸짖음의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팀장 일을 하며 나는 자주 깨닫는다. ‘옳은 말’과 ‘필요한 말’은 다르다. 누군가 힘들다고 말할 때 “그러니까 미리 했어야지”라고 답하면 인과관계는 깔끔하다. 그러나 마음은 그 문장을 ‘도움’이 아니라 ‘판정’으로 듣는다. 맞는 말을 앞세우는 순간, 대화는 협업이 아니라 승부가 된다. 팀원들은 더 조심해지고, 더 늦게 말하고, 더 적게 공유한다. 리더가 제때 듣지 못한 문제는 결국 더 큰 문제로 돌아온다.


이럴 때 나는 박찬욱 감독의 일화를 떠올린다. 감독 초기 촬영 현장에서 감정이 올라 큰 소리가 나오려는 순간, 임재영 조명감독이 감독이 화를 내면 스태프들의 존경이 사라진다는 취지로 한마디를 했다고 한다. 그는 “소리 지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리더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자기들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까”라며 “그때 얻은 깨달음으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SBS 스브스스토리 ‘뉴올드보이 박찬욱’)

내게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화를 참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화를 쓰지 않고도 일이 굴러가게 하는 방식이 ‘기술’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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