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않으면 0, 묻는 순간 50이 되는 삶의 실험
오전 회의가 끝나갈 무렵, 갑작스러운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오늘 점심 약속이 상대방의 급한 사정으로 취소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회의실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시간을 때웠을지 모른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메신저 창을 연다. 그리고 ‘대안’을 찾는 대신, ‘가능성’을 연다. 평소 대화해 보고 싶었던 동료나 바빠서 한동안 못 본 지인에게 한 문장을 보낸다.
“혹시 오늘 점심 가능한가요? 번개로 요청하는 것이니 거절하셔도 괜찮아요.”
상대가 선약이 있다며 거절해도 나는 상처받지 않는다. 나에게는 전설적인 마법의 주문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아니면 말고” 정신이다. 거절은 그저 상대의 사정일 뿐, 나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성적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 제안은 쉬워졌고, 삶은 의외의 즐거움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아니면 말고”라는 말은 언뜻 가벼워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는 문장이다. 기대를 너무 단단히 붙잡지 않는 기술, 결과에 내 자존감을 담보로 걸지 않는 태도. 그래서 나는 이 말을 ‘대충의 철학’이 아니라 ‘부담을 덜어내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주문은 행동을 가능하게 만든다. 묻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확률은 0%에 고정된다. 반면, 한 번이라도 물어보는 순간 우리 삶의 확률은 즉시 50%로 도약한다. 수락과 거절, 두 갈래 중 하나가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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