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에서 흘러가는 시간은 생각보다 천천히 나를 보여주었다
평일 낮은 늘 회사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 시간에 밖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어색했다.
아들의 공개수업이 있는 날, 반차를 내고 낮 12시에 회사를 나섰다.
학교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여유 있게 교문에 들어섰다. 수업은 1시부터였고, 나는 조금 늦은 시간에 조용히 교실 뒷문으로 들어갔다.
과목은 통합사회였다. 스무 명이 넘는 교실 안에는 각자의 리듬으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있었다. 선생님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묵묵히 필기에 집중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한 명은 고개를 떨군 채 잠에 빠져 있었다. 점심을 먹고 시작된 수업이니, 그 모습도 이해가 갔다.
선생님은 학부모가 있다는 사실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듯했다. 유머를 섞어가며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호흡했고, 교실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편안했다. 긴장감보다는 일상의 흐름에 가까웠다.
수업이 끝나기 전 교실을 나와 교문을 걸어 나왔다. 햇살은 밝았고, 공기는 가벼웠다. 그런데 마음 한쪽이 묘하게 어색했다. 이 시간, 나는 원래 사무실에 있어야 한다. 회의를 하거나, 보고를 준비하거나,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을 시간. 그런데 나는 지금 학교를 나와 거리를 걷고 있었다. 마치 익숙한 도시를 벗어나 낯선 곳에 잠시 내려온 느낌이었다.
오후 4시 30분에 학부모 총회가 예정되어 있어 집으로 돌아왔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쉬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 일은 잘 마무리됐을까.’
‘내가 없이 진행된 보고는 문제없이 통과 됐을까.’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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