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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뮹재 Aug 22. 2022

[청주 율량동] 진1926 율량점

율량동 질 좋은 고급 양갈비를 즐길수 있는 맛집


오래간만에 좋은 인연들과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일정을 조율하여 만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어렵게 모인 김에 아무런 음식이나 먹기에는 아쉬워서 나름 고급진 양갈비를 먹기로 하였다. 청주에 검색해 보니 양갈비식당을 그렇게 많이 있진 않았다. 가까운 곳에 괜찮아 보이는 프랜차이즈 양갈비 전문 식당이 있길래 한번 도전해 보았다. 정말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양갈비였다. 예전에 서래마을에 있는 라무진 이라는 식당에 몇 번 간 적이 있고 그것도 어느새 몇 년 전 추억이 되었다.


 율량동 번화가 치고는 조용한 길가 코너에 자리 잡고 있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구조가 신기했다. 바 테이블에 4인 테이블을 수직으로 붙여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였다. 두 테이블 정도에 손님들이 이미 저녁 식사를 즐기고 계셨고, 일행 중 한 명이 뒤늦게 도착하자마자 우리도 얼른 주문을 하였다. 메뉴판에는 양갈비 뿐만아니라 양등심과 양살치살이 있었다. 양들은 모두 호주산이었다. 가격은 갈비부터 26,000원, 23,000원, 24,000원이었다. 웬만한 한우보다 약간 더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우리는 이왕 온 거 다양한 부위를 맛보고자 부위별로 모두 주문하였다. 그리고 허기를 채우고자 진특선밥을 주문하였다.



진특선밥 5,000원


 옛날에 필자가 라무진에 방문했던 이유는 양갈비보다는 마늘밥이 맛이 있어서였다. 양갈비 식당에는 이런 특별한 밥이 필수적으로 있기 마련인데 이 집은 곤드레밥위에 명란젓갈을 올린 특선밥을 내놓았다. 명란젓은 예전에 일본가정식 식당에서 주문해서 먹었다가 너무 짜서 입에 대기도 힘들 정도였다. 걱정이 되긴 했지만 밥 한술 떠먹어보니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고소한 밥맛에 명란젓이 부드러운 짠맛으로 마치 간장밥처럼 간을 잘 맞춰주었다. 간장 계란밥이 연상되는 그런 맛깔스러운 밥이었다.



양고기와 화로


바 테이블에 불그스름한 숯이 수줍게 타고 있는 작지만 묵직한 화로에 들어왔다. 옆에서 직원분이 일일이 구워주는 시스템이었다. 힘들여서 신경 써가며 구울 필요가 없어 아주 편했다. 하지만 단점은 속도가 빨라 고기는 빨리 구워져 나와 바로 먹지 않으면 금방 식었다. 화로 위에 형형색색의 채소들을 올리고 곧이어 잘 손질된 양고기를 하나하나 올려서 구워주셨다.



화로에 올려진 양갈비


 고기의 질은 선분홍빛을 색으로 봐서 정말 보는 그대로 생고기였다. 선혈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봐서는 냉동은 한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본래 고기는 한번 냉동을 하게 되면 피가 미오글로빈이 변형되어 색이 검붉어지기 마련인데 갓 찌른 듯 선홍빛 핏기를 봐서는 냉장 생고기인 것 같았다. 검붉다면 숙성이라는 비겁한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그럴 필요도 없이 정말 신선함 그 자체의 양고기였고 그래서 그런지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양고기를 먹을 때는 누린내를 덮기 위해서 강한 향신료를 같이 먹곤 하는데 이 집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양갈비


 다 구어진 양갈비는 일단 그냥 한 점 맛보았다. 입안에서 정말 부드럽게 사르르 녹는 식감이 예술이었고 양 기름이 특유의 향을 은은히 풍기며 입안을 풍성하게 해주었다. 레어로 익히면 핏물이 약간은 냄새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미디엄과 웰던의 적절한 경계선으로 익혀주셔서 거북한 냄새는 일절 나지 않았다.



양듬심, 양살치살


 부위별로 주문을 하였지만 앞서 언급한 양 기름의 고유의 향은 동일해서 맛에서는 식감정도가 차이가 있었고, 필자는 술을 한잔하며 먹어서 정확히 맛의 차이를 구별할 수가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양갈비는 딱 중간이라면, 살치살은 좀 더 부드럽고 등심은 조금 더 씹는 맛이 있었던 것 같다. 화로에 같이 구워진 채소도 진득하게 양기름에 어우러 잘 익어서 같이 먹으니 풍미가 폭발하며 채즙이 따스하게 흘러나와 양고기와 함께 먹으니 정말 일품이었다.



양고기를 즐기는 방법


테이블에는 양고기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어서 소개할 겸 사진을 찍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양꼬치는 강한 향신료와 함께 먹어야 되지만 이 집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직원분도 자신있게 소금에만 찍어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 추천해 주셨고 심심하면 특제소스와 함께 즐겨라고 안내해 주셨다. 소금은 이제는 어느 정도 대중화된 말돈소금이었다. 한우고기 집에서는 대부분 사용하는 것 같은데, 정말 잘 구워진 고기와 궁합이 예술이었다. 간만 철저하게 맞추어 주며 튀지 않고 조용히 서포트하는 겸손한 조미료였다. 특제소스도 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양고기의 맛을 결코 해치지 않았다. 양파절임에 고기를 찍어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심플한 방법으로 양고기 맛을 온전히 즐기니 특색 있는 식사가 되었다. 덕분에 소주를 과하게 마셔서 다음날 고생은 좀 하였지만 한우나, 삼겹살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은 아주 신선하였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양꼬치보다는 좀 더 돈을 투자하여서 좋은 분위기에서 맛있는 양갈비를 소중한 사람과 함께 즐긴다면 돈은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여유가 된다면 재방문 의사가 충만한 식당.




​이 글은 작가가 직접 작성한 글로 개인 블로그에 선게시된 글입니다.
최신글은 작가의 개인 블로그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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