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투영한 캐릭터, 페르소나에 대한 생각
캐릭터로 돈을 버는 일을 하다 보면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일이 있다.
나를 닮은 부캐, 페르소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다.
'나를 투영한 캐릭터는 상업성이 있을까?'
'수익화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고 사업화를 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노출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창작자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를 투영한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이번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보시길!
캐릭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만큼 좋은 소재가 없다.
가장 진실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나라서 할 수 있는 '소재'가 넘쳐난다.
이만큼 좋은 리소스 공장(?)이 어디 있으랴?
그렇게 가져온 리소스와 소재를 통해 탄생한 캐릭터는 제3의 존재인 것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 자체가 수익화 모델로 발전하는 것에 방해 요인이 되진 않는다.
수익화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결국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냐 보다는 '수익 모델로서 차별화된 전략이 있느냐'를 중점에 두고 고민해야 한다.
첫 시작에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없으므로 나의 이야기로 캐릭터 입문은 대찬성이다. 하지만 취미나 혼자만의 만족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확장성을 갖으려면) 캐릭터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개인인 나는 못하지만 캐릭터는 할 수 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면 나 자신은 영어를 잘 못한다 해도 캐릭터는 비언어적으로 국외 진출을 할 수 있지 않나? 이렇듯 캐릭터와 창작자는 상호작용의 관계라는 점을 잊지 말자.
성공할호랑이 브랜드를 만들면서 캐릭터 <성호랑>에 대한 고민은
'개인적인 욕심을 가지고 끌고 가는 것은 아닐까?'였다.
성호랑은 창업 극 초기에 <산군이>라는 네이밍으로 서브캐릭터로 탄생했다.(주인공도 아니었음)
하지만 처음 만든 캐릭터라 애정을 품고 있다 보니.. 때론 '성호랑이 나 인가?' '이 캐릭터에 관심을 쏟는 건 개인적인 욕심일까?' 라며 페르소나에 대한 (혹은 사업성에 대한) 고민을 꽤 오랫동안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히 정의할 수 있다.
성호랑은 나의 성격을 닮았지만 나(이선혜)는 아니다. 내가 애정을 주었고 호랑이가 더 승승장구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제 3자의 존재라는 것을 명확히 안다. 산군이가 성호랑으로 리브랜딩 될 때 처음엔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우리 회사를 빛나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
성호랑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는 것에 가장 적합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호랑은 더욱 <성호랑>스러우면 되는 것이다. 회사의 성장을 돕는 요정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캐릭터를 키우며 나의 일부라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끈기있게 일할 수 있는 동기와 원동력을 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확장성을 고려하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을 생각한다면, 캐릭터는 '독립성'을 갖아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세상에 독립시키기 위함과 비슷하다. (내가 영원히 품고 있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 캐릭터는 캐릭터로서 존재해야 한다. 캐릭터를 제품으로, 프로덕트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디지털 세상에서, 전 세계의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실무자들과, 고객들과 만나며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커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뮤즈레터 33호 세서미 스트리트 ‘지영’ 캐릭터 사례를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대신 활동하는 부캐.
우리 회사를, 서비스를, 제품을 빛나게 해주는 존재.
캐릭터는 캐릭터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오늘도 캐릭터 요정과 함께. (아트뮤 팀을 돕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