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못살게 굴었어요

사실은 더 잘하고 싶어서 그랬어요. 9년 차 사장의 고백

by 성호랑


연비 꽝인 자동차가

풀악셀로 달리고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성호랑 작가입니다.

요즘 제가 콘텐츠 미친 듯이 올리고 있는 거, 혹시 느껴지세요?

겉으로 보기엔 의욕 넘쳐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저 심한 슬럼프를 겪었어요.

작년에는 아예 다 그만둘 마음을 먹었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거든요.



올해로 사업은 햇수로 9년 차예요.

직장 생활까지 포함하면 이 업계에서 구른 지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네요.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 누적된 심한 번아웃이 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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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못살게 굴었어요


근데 저는 제가 번아웃인지도 몰랐어요. 워낙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일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또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하다 보니까 '이 정도는 다들 겪는 거야'라고 그냥 넘겼거든요.

당연히 견뎌야 하는 무게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이상하게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거예요. 죽을 것 같이요.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서 도저히 밖을 나갈 수가 없는 정도였어요.


이런 내 모습이 너무 이상하고 비참하더라고요.

'오늘도 할 일 많은데, 컨디션 왜 이러지?' 하고 말이에요...


정말 바보 같지만, 심장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 싶어서 큰 병원에 가봐야 하 고민까지 했어요.

실화입니다....


돌아보면 잠도 잘 못 잤어요. 집에 오면 정말 녹초가 돼서 병든 닭처럼 매일 누워있긴 했거든요?

근데 그거랑 별개로 잠을 못 자는 거죠. 매일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다음 날은 또 피곤에 절어있는 상태로 버티고...

이게 몇 년 동안 누적이 되니까 제 에너지는 이미 바닥이 난 상태였던 거예요.

연비 효율 꽝인 자동차가 풀액셀로 달리고 있었던 거죠.

엔진에서는 타는 냄새가 나는데 저는 계속 밟기만 했어요.


그런데 그 순간까지도 저는 저를 몰랐어요.

그냥 다 내 잘못인 것만 같아서 스스로를 계속 비난했어요. “이 정도도 못 이겨내?” “요즘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어?” 하면서 제 자신을 제일 괴롭혔던 것 같아요.





사실은 더 잘하고 싶었어요


생각해 보면 저는 그냥, 더 잘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지하에서 부터 직원들과 어렵게 키워온 회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이 컸고,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인 만큼 더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어요.

그 어려움이 계속 움직이게 했죠.


그런데 사업을 하다 보니 뜻하지 않게 사람 사이에서 크게 상처받는 일들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그렇고, 그분들도 저한테 일부러 상처 주려고 그랬던 건 아닐 거예요.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흔한 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누군가와 일 할때 열정을 다 쏟아붓는 스타일이거든요.

'내가 이만큼 진심을 다하면 상대도 알아주겠지'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 열정이 컸던 만큼, 상처가 되어서 돌아올 때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오더라고요.

남들에게는 '흔한 일'일지 몰라도 저한테는 매번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고통이었어요.


저는 지난 일을 자꾸 곱씹고, 생각하고,

생각이 멈추지 않는 병에 걸려 있어요.


누군가는 이걸 '꺼지지 않는 컴퓨터'라고도 하는데, 그렇다 보니 그게 결국 저를 비난하는 화살로 돌아오더라고요.

“그때 더 잘할걸.” 하고 말이죠.


잘하고 싶어서 시작된 생각이, 결국 저를 가장 잔인하게 괴롭히는 무기가 되어버린 거죠.

에너지는 이미 바닥인데 머릿속은 풀가동 중이니, 제 몸과 마음이 버티지 못한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나를 돌보려고요


결국 작년부터 상담도 받고, 약물치료도 병행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어요.

사실 병원에 가면서부터 비로소 알게 된 거죠.

저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요. '아, 내가 나를 너무 못살게 굴었구나...' 하고 말이에요.


상담을 받는데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대표님, 자신을 내 아이처럼 대해주세요. 아들을 떠올려보세요.
만약 아들이 대표님과 똑같은 상황이라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으세요?


그 질문을 듣는데 머릿속에 아들 얼굴이 스쳐 지나갔어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잘하고 있어. 조금 천천히 해도 돼. 괜찮아."



그 말을 내뱉는 순간, 평생 남들 앞에서 눈물 한 방울 안 보이던 제가 그냥 펑펑 울어버렸어요.

아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그 말이, 사실은 평생 제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내 상태를 정확히 마주하고 나서야, 제가 밟고 있던 게 브레이크가 아니라 터지기 일보 직전인 가속 페달이었다는 걸 인정하게 됐어요.


한동안 아무것도 못 하던 제가 다시 콘텐츠를 미친 듯이 올리고, 여러분 앞에 서기 시작한 건 완전히 나아져서가 아니에요.


그냥 이제야 나를 조금은 돌볼 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고장 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까 비로소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에요.


혹시 여러분 중에도 숨 가쁘게 달리기만 하느라 엔진 타는 소리를 못 듣고 있는 분들이 계실까요?

그렇다면 제 썩은 속 이야기라도 꺼내서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보는 건 나약함이 아니라, 다시 달리기 위한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라는 걸요!




저처럼 자신을 비난하며 밤을 지새우는 분들께,

제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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