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최애 팀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인 만큼, 23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딱히 응원팀 없이 시청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컨퍼런스파이널 까지 오르는 마이애미를 보면서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지요. ALLEN의 3점이 아니라면, 스퍼스와 THE KING의 히트가 맞붙은 13년 파이널의 결과는 당연 스퍼스여야 했다고 생각했었기에마이애미는 영원히 응원하지 않을 팀 중 하나였으니까요.
하지만, 올드스쿨 지미버틀러는 저를 마이애미로 이끌었습니다. 승부를 대하는 열정적인 자세에서, 흔히 말하듯 머리는 덴버 가슴은 마이애미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플레이오프를 보다 보니 제 생각은 더욱더 굳어지는 것 같습니다. 과거 바클리는 "점프슛팀은 절대 챔피언이 될수 없다"라고 했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그 말에 저는 상당히 동의하는 편입니다.
물론, 골스의 우승으로 해당 발언의 신뢰는 없어졌지만, 저는 해당 발언을 스몰볼 팀으로 놓고 본다면 제법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골스가 처음 우승한 15년 파이널에서는 당시 앤드류 보것, 숀리빙스턴 등 인사이드와 미드레인지의 플레이어가 조화를 이룬 팀이었습니다.
16년 파이널은 역설적으로 3점은 골스보다 클리블랜드가 좀 더 쏘았지요. 그리고 클블이 이겼습니다. 점프슛팀 간의 대결에서 밀린 셈이고, 약간의 이상치인 시리즈라고 할까요?
22년 파이널도 점프슛 팀 간의 대결이었습니다. 골스는 거의 48% 슛을 3점슛으로 던졌고, 보스턴은 43% 정도를 3점슛으로 던졌습니다. 그럼에도 두 팀은 37%, 40%에 가까운 시리즈 3점 성공률을 기록했죠. 더 많은 볼륨을 가져간 골스의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23년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땠나요? 골스는 2라운드에서 레이커즈를 만나 탈락했습니다. 레이커즈가 이겼던 결정적인 이유는 건강한 AD의 존재였습니다. 점프슛 일변도의 리그 추세에서 엘리트 빅맨을 가진 빅라인업의 위력을 보여주는 경기라고 생각됩니다.
골스는 이 시리즈에서 46% 수준의 3점 슛셀렉션을 보여줍니다. 특유의 업템포 페이스를 유지하며 많은 슈팅 볼륨을 가져갔습니다. 반면 레이커즈는 30% 대의 3점슛 셀렉션을 가져갑니다. 물론, 준수한 3점 슈터의 존재여부에 따른 선택이겠지만, 결국 레이커즈가 승리했습니다. 스몰볼의 골스는 컷인 등을 통한 인사이드 공략을 위해 끊임없이 페인트존 수비높이를 낮추고자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고 외곽에서의 3점슛은 35% 수준으로 메이드 했으니 평균적 효율을 보였다고 생각됩니다.
스몰볼 팀은 챔피언쉽을 차지할 수 없다.
저는 이렇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위 가정에는 센터포지션 선수가 상대적인 언더사이즈인 경우도 포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적 스몰볼로 인식되는 골스의 우승도 15년을 빼면, 17~18년은 동급 대비 빅사이즈 캐릭터였던 듀란트의 존재가 있었고, 22년은 상대적으로 스몰볼 간의 대결이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골스의 우승에는 15년 앤드류 보것, 17~18년 케빈듀란트 등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임팩트는 약하지만 루니와 같은 선수들이 인사이드와 연계 플레이에서 제 몫을 다해줘야 하죠.
대표적 스몰볼 실험은 오히려 휴스턴 로케츠였습니다. 모리볼과도 통해 있는 해당 팀은 결국은 플레이오프에서 실패했습니다. 작은 신장의 터커를 중앙에 세우기도 했을 정도로 스몰볼을 시도했지만 결국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스몰볼은 로우포스트의 지배력을 포기하는 대신에 공간을 넓게 쓰고 빠르게 움직이는 전략이죠. 리바운드 등에서 불이익이 생기고, 상대방의 인사이드 2점슛(과 그로 인한 파울)에 취약한 만큼 반드시 높은 효율로 외곽슛의 성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3점슛 중심 전술은 경기를 이기게 할 수는 있지만 시리즈를 이기게하긴 어렵다.
문제는 슛이라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점에 있죠. 그리고, 그것이 단기전, 총력전, 체력전인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더 어렵다는 점에 있습니다.
슛은 손으로 하지만 실제는 하체를 포함한 전신의 체력과 밸런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림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아주 작은 차이에도 편차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죠. 살벌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롱레인지 점프슛을 일정한 효율로 가져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에 비해 상대방이 체급차이 등을 무기로 인사이드 득점과 파울 득점을 꼬박꼬박 쌓아간다면 심리적 어려움도 커집니다.
23년 파이널의 마이애미 역시 일종의 상대적 스몰볼 개념의 농구가 구현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동급 사이즈와 밸류에서 요키치에 비해서 아데바요가 밀리는 것은 사실이죠.
그 결과일지는 모르겠으나, 변변한 포스트업 플레이어도 부재한 마이애미는 약 38%의 3점슛 셀렉션을 선택했고, 덴버(32%의 3점슛 셀렉션)보다 약 10% 이상 많은 슈팅 볼륨을 가져간 끝에 1대 4로 패배하게 됩니다. 사실 시즌 중에 마이애미가 그리 뛰어난 3점 슛 팀이라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극적으로 라운드를 통과할 때마다 40% 중반대 이상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보여, 엄청난 집중력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결국 파이널 평균은 시즌 평균에 수렴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농구는 높이로 하는 경기
심장으로 하는 선수도 우승은 못했죠. 위대한 선수들 중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대부분 동포지션 평균비 높이가 높았습니다. (그것이 포스트 플레이어는 신장, 퍼리미터 플레이어는 점프높이 일수도 있겠네요)
아무리 외곽슛이 좋고 백코트의 공격력으로 끌고 가더라도, 플레이오프라는 제도가 있는 한, 농구는 결국 높이와 사이즈를 커버해 줄 빅맨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특히, 4선승제인 챔피언 쉽을 위해서는 말이죠. (올림픽과 같은 단판제는 변수가 크기 때문에 예외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_ 가령 02년 아시안 게임의 우리나라처럼 말이죠! 감동..)
그리고, 그 빅맨은 반드시 센터 포지션일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포지션에서 평균 사이즈 우위를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요즘 농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마이애미는 전반적 사이즈 열위가 도드라지고 그것이 외곽으로 밀리는 공격과 그에 따른 패배로 이어졌다고 생각됩니다. (밀워키는 괴인의 부상변수, 뉴욕과 보스턴은 유사 사이즈의 대결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