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가족·친지·여자
한밤에 잠을 깬다. 몸은 곳곳이 아프고, 꿈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으로 인해 혼란스럽다. 감정의 파도는 높이 솟았다가 부서지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악 같은 삶은 어디로 갔을까. 책을 읽으면 즐겁고, 한 잔씩 술을 마시면 행복했는데. 산국의 진한 향기에 눈을 감기도 했고. 그러나 이제는 어느 것도 즐겁지 않다. 저무는 숲처럼 시들시들해진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삶이 두렵고 무기력해진다.
아침에 류시화 님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읽으니 스르르 마음이 풀린다. ‘내 삶에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그 순간들을 피해 호흡을 고르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부정적인 감정들로 마음이 피폐해질 수 있었다. 그럴 때마다 여행은 나만의 퀘렌시아(피난처, 안식처의 스페인어)였다.’ 투우사와 싸우다 지친 소에게 기운을 찾을 곳이 필요하듯 삶에 지친 내게 필요한 것도 안식처였다. ‘삶은 자주 위협적이고 도전적이어서 우리의 통제 능력을 벗어난 상황들이 펼쳐진다. …그럴 때마다 자신만의 영역으로 물러나 호흡을 고르고, 마음을 추스르고, 살아갈 힘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힘들고 지쳤을 때 기운을 얻었던 곳은 어디일까. 어렸을 때는 외가나 혼자만의 골방이었다가, 자라면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연인이나 여행이 되기도 했다. 요즘은 꽃을 보거나 글을 쓰고 있으면 내 안의 파도가 사라진다.
이번에는 가족·친지·여자에 대해 알아보았다.
종고모: 아버지의 사촌 누이 = 당고모
덤받이: 여자가 전남편에게서 배거나 낳아서 데리고 들어온 자식
논다니: 웃음과 몸을 파는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풀솜할머니: 풀솜이 다른 솜보다 따뜻함에 비유하여 ‘외할머니’를 친근하게 이르는 말
뻘때추니: 어려워함이 없이 제멋대로 짤짤거리며 쏘다니는 계집아이
버커리: 늙고 병들거나 고생살이로 쭈그러진 여자
되모시: 이혼하고 처녀 행세를 하는 여자
뒷방마누라: 첩에게 권리를 빼앗기고 뒷방으로 쫓겨난 본처
시앗: 남편의 첩
넛할머니: 아버지의 외숙모, 넛할아버지: 아버지의 외숙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내 몸에 붙은 다리지만 제대로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넓적다리’는 다리에서 무릎관절 윗부분이고, ‘허벅다리’는 넓적다리의 위쪽 부분입니다. ‘허벅지’는 허벅다리 안쪽의 살이 깊은 곳, 그러니까 꼬집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엉덩이’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엉덩이 윗부분은 골반에 이어진 볼기 윗부분, 엉덩이뼈가 만져지기도 하는 부위이고, ‘히프’라고도 합니다. 엉덩이 아랫부분은 살집이 있어 ‘궁둥이’ 또는 ‘볼기’라고 합니다.
2) 요즘 영화에 보면 사법기관에서 나온 사람들이 수색영장을 들고 집안 곳곳을 뒤지며 먼지 하나까지 터는데 ‘사람이나 짐승, 물건 따위를 뒤져내는 일’은 우리말로 된장질이 아니라 ’뒨장질‘입니다.
3) 빗이 없을 때 우리는 손가락으로 우아하게 머리를 빗어 넘깁니다. 이때 손가락으로 빗는다고 하는 대신 ’손가락빗‘으로 빗는다고 합니다. 빗을 대신하여 머리를 쓸어 넘기는 손가락을 비유적으로 재미있게 ’손가락빗‘이라고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