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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건 큰 게 아니야.

원하는 것에 투자하자. 마음과 시간도 균형있게 투자하자.

by 수원불나방

주위의 사람들에게 가끔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물어보면, 사람들마다 각각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몇년간 사업 관련된 인연으로 알고지내는 50대 후반의 대표님은 주말에 시집간 두딸이 손주손녀를 본인의 집에 놀러 오는 것이라고 한다.


모 정치인의 비서관을 지내신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60대 선배는 자신은 죽을 때까지 골프를 치고 골프치러갔다가 골프장에서 죽으면 행복하겠다고 대답한 적도 있다. 골프장 입장은 생각도 안하고 말이다.


올해로 칠순이 되시는 우리 아버지는 손주가 놀러 오는 것을 좀 더 오래보고 싶으시다고 약주를 끊으셨다.


좀 지나버린 이야기지만 80대 중반에 돌아가신 나의 외할아버지는 소원했던 60대 아들과 화해하지 못한 것을 평생 안타까워하셨다.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바라는 행복이라는 물질적인 것에 기반한 조건 보다 개인의 건강이나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같은 소박한 상황, 추억같은 것들에 가깝더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누구나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내가 바라는 건 큰게 아니야. 그냥 소소하게 작은 행복을 누리면서 사는거야."
그런 사람들이 말하는 소소하게 작은 행복이란 것은 은퇴 후의 전원생활이 될 수도 있겠고, 아니면 이른 나이에 얻은 경제적 자유덕에 방랑가처럼 여행을 다니는 생활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행복을 조금만 뜯어보면 그 행복을 구성하는 여러가지요소의 우선순위와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의 비중이 반비례하는 아이러니함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쉽게 말하면 나의 행복은
"아내와 시골 마을에서 텃밭을 가꾸며, 책을 읽거나 취미를 하면서 주말에 아이들이 찾아오는 그런 생활을 하는 것" 이라고 하자.


문맥상으로만 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가 있어야하고 아내와 화목해야한다. 그리고 텃밭을 가꾸는 취미가 있어야하고, 적적한 시골생활을 보낼 자신만의 취미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달에 두어번 주말에 손주를 데리고 올 만큼 자식들과의 유대감과 손주손녀와의 친밀감이 그 요건일 것이다.


여기에서 전원주택이 자가냐 임대냐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귀농이냐 내 전용 별장이냐는 큰 비중이 아니다. 내가 받는 연금이 국민연금과 노인연금 뿐이냐 아니면 개인연금이 더 있느냐 아니면 인세소득을 받느냐, 임대소득이 별도로 있느냐는 어디에도 없다.


내 소소한 행복을 위해서 부모님과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자주 찾아뵈어야하고, 아내가 나와 전원생활을 같이 할 각오를 할 만큼 배우자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있어야한다. 내가 전원생활을 하고 있을 때 내가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 올 정도는 유대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끔 은퇴를 위해서 저축과 투자, 더 많은 재물을 모으기 위한 노력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솔직히 주위의 사람들을 보면 물질적인 것에 90프로 이상을 투자하는 것 같다.


나의 행복은
"아무도 함께하지 않고, 좋은집에서 나 혼자 비싼음식을 먹고 매달 불로소득으로 500만원씩 수입이 생기는거야."라면 사실 돈만 모으면 되기에 사실 여러가지를 조율할 것이 아니니 어려울 것이 없다 본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에 사람과 상황과 다른 여건들이 있다면, 지금의 삶에서 투자하는 시간, 재화, 감정, 신뢰 등도 균형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내가 생각하고 있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그 행복을 위해 하는 노력이 엉뚱하게 편중되어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우리가 흔히말하는 소소한행복, 작은 행복에서 그 작은 것은 잃어버리고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점수를 따기 위한 자발적 애처가와 뒤늦게 얻은 아들을 위해 아들바보가 되고 있다.


물론 나도 70년대생의 한국 남자라 그런지 부모님께는 조금 야속한 아들 일 수 있겠다. 이상하게도 부모님에게는 무뚝뚝한 아들이 되니 말이다. 노력을 더 해야한다. 이 글을 마치고는 전화라도 한통해야겠다.


내가 꿈꾸는 작은 행복의 우선순위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내가 바라는 행복은 큰 게 아니고 소소하고 작은 것들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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