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몇 달 전 처음으로 ‘왜?’를 떠올렸다. 부끄럽게도 살면서 정치란 것에 처음 눈 뜨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정치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 내 무의식 속에는 왜 한쪽은 선한 이미지고 한쪽은 악한 이미지일까 왜 그렇지 그건 어쩌면 살면서 한 번도 왜 그런 지를 생각하지 않을 거니와 알게 모르게 세상으로부터 어떤 생각을 주입받아서 세뇌를 당해서 그런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겪는 공포를 느꼈다. 예전에는 생각해 본 적도 느껴 본 적도 없는 어떤 세 뇌에 대한 공포를 말이다. 알면 알수록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고 너무 적나라하게 대놓고 저런 악행을 버리는 인간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하지만 가장 큰 공포는 따로 있었다. 바로 사람들이 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회피하거나 제대로 알려고 하지 조차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요즘 생각한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어떻게 이렇지 어쩌면 직장에다가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우리의 삶과 생존의 맞닿아있는 이런 것들을 알면 알수록 더 넓은 관점에서 이 삶이라는 것을 바라보게 된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고 그런 크나큰 사건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지극히 사소한 일. 이를테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실수로 잘못 보내진 않았는지 현관문을 잘 닫았는지와 같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강박적인 불안을 느끼는 자신이 오묘하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