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by 나를 깨는 글쓰기

그녀는 H와 만날 때면 특별히 별다른 걸 하지 않아도 참 좋았다. 가장 마음과 말이 잘 통하는 친구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옆에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 순. 네가 듣고 싶었던 말을 내가 해주고 네가 해준 말들이 내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걸 느끼는 순간. 마음과 마음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걸 눈빛과 말투와 행동으로 느껴지는 순간. 사실 오늘 그녀는 H를 비롯해 친구들에게 약간의 서운함을 토로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막상 친구를 만나니 그런 것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이 시간이 편안하고 즐겁고 그 자체로 충만하다는 사실 앞에서 찰나의 느낀 그녀의 서운하므로 그 시간을 망치기 싫은 거다. 친구란 인생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눠지고 가는 사이라고 했던가 그녀는 H 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그 고충을 그 부담감을 잘 들어주었다. 형제가 없음에서 오는 깊숙한 외로움, 혼자인 엄마 곁을 늘 지키는 일, 미래에 대한 부담을 들어주었다. H 가 그녀의 동네 친구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푸르른 트랙 위로 몽글몽글 피어오르던 구름, 그 앞에서 웃고 있는 H의 모습, 배드민턴을 주고받는 우리 오늘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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