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사진은 다음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좋은 사진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이 저의 후속 편 글을 이해하기 편하도록 사전적으로, 상식적이고 교양이 담긴 글을 먼저 한편 써볼까 합니다. 당연히 아는 듯했는데 사실은 알똥말똥한 내용입니다. 본 글은 COPILOT, GENIUS, GPT5와 대화를 하면서 완성된 글입니다.
일본 사케 라벨에서 흔히 보이는 “정미보합 23%”라는 숫자, 한국 쌀 포장에 쓰인 “7분도”라는 표기. 숫자는 간단하지만, 그 뒤에는 맛과 향, 질감, 영양, 보관성까지 모두 연결된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먼저 개념부터 정리해 볼까요?
벼에서 왕겨를 벗기면 현미가 되고, 현미의 겉껍질과 배아, 쌀겨층을 일부 혹은 상당 부분 깎아내면 백미가 됩니다. 한국에서 말하는 “몇 분도”는 ‘얼마나 깎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남겼느냐’를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精(정): 정밀하다, 정제하다 → 쌀을 정밀하게 깎는다는 의미
米(미): 쌀
歩(보): 걸음, 비율 → 여기서는 “비율”로 해석
合(합): 합하다, 맞추다 → 비율을 맞춘다는 뜻
즉, 쌀을 깎은 비율을 말하며, 정미보합 23%라면 원료 쌀을 77%나 갈아내고 23%만 남겼다는 의미죠.
일본 사케의 “정미보합 23%”: 쌀알의 “남은 질량 비율”이 23%라는 뜻입니다. 즉, 원료 현미 대비 총 77%를 제거했고 23%만 남겼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제거된 77%에는 쌀겨층·배아뿐 아니라 외곽의 전분층 일부까지 포함됩니다. 단순히 “쌀겨만”을 깎는 개념이 아닙니다. 따라서 “쌀알 크기가 23%만 남았다”는 감각적 표현은 가능하지만, 정확히는 “질량 기준 23% 잔존”입니다. 한국의 “분도(분도미)”: 본래 정의는 “쌀겨층을 얼마나 제거했는가”를 나타내는 공정 지표입니다. 예: 7분 도미 = 쌀겨층을 약 70% 제거한 상태. 10분 도미 = 겨층을 사실상 100% 제거한 백미.
따라서.
일본: 정미보합 23%는 원료 현미 대비 총질량의 23%만 남긴 고도정 상태(겨층·배아·외곽 전분까지 폭넓게 제거).
한국: 분도는 여층 제거율을 나타내며, 예를 들어 7분도는 겨층의 약 70%를 제거한 상태(백미에 가까움). 분도 수치가 곧바로 쌀알 전체 잔존 비율을 뜻하지는 않음.
그렇다면 왜 굳이 깎을까요? 쌀의 겉 부분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해 있습니다. 이것들이 밥을 할 때는 영양을 보태고 고소함과 씹는 맛을 살려 주지만, 술을 빚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효모가 설탕 대신 전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려면, 잡맛을 내는 아미노산 과잉이나 지방 산패의 위험을 줄이고, 전분이 잘 드러나는 조건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사케 양조에서는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 겉층을 과감히 제거해, 쌀 중심부의 순수한 전분(심백)에 접근합니다. 이때 도정을 많이 할수록, 즉 정미보합이 낮아질수록 잡향이 줄고 향은 맑아지며, 과일 향(긴조 향)과 같은 섬세한 아로마가 도드라지기 쉽습니다. 반면 도정이 적은(정미보합이 높은) 사케는 쌀 본연의 구수함, 감칠맛, 볼륨감이 살아납니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깎는 기술’입니다. 단순히 돌절구에 갈듯이 마구 깎는 게 아니라, 대형 정미기에서 길게는 수십 시간에 걸쳐 천천히 온도를 관리하며 표층을 제거합니다. 마찰열이 올라가면 쌀의 전분 구조가 손상되고, 향의 원천이 되는 성분이 변질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고도정(예: 23%)은 특히 난도가 높습니다. 쌀알이 부서지지 않도록 회전수, 공기 흐름, 습도, 냉각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고, 도정 중 발생하는 미세한 쌀겨 가루를 신속히 배출해 열적 스트레스를 낮춰야 합니다. 이렇게 섬세한 도정을 거쳐 얻은 쌀은 표면이 매끈하고 균일해, 증자(쪄내기) 과정에서 수분 흡수와 전분 호화가 일정해지고, 양조 중 효모가 활동하기에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영양은? 밥 기준으로 보면, 깎을수록 식이섬유, 비타민 B군, 미네랄, 필수지방산이 줄어듭니다. 현미와 7분도 사이에는 식이섬유와 미량영양소의 차이가 제법 크고, 7분도와 9분도 사이에도 단백질·지방·비타민에서 차이가 납니다. 다만 흡수와 소화 관점에서는 백미가 편하고, 미생물 오염이나 산패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아 보관이 용이합니다. 반면 현미나 7분도는 영양상 이점이 있지만, 보관 시 산패나 해충에 약하므로 소량 구매와 냉장·냉동 보관이 권장됩니다. 사케의 경우는 음료이므로 식이섬유 같은 물질은 최종 잔에 거의 남지 않지만, 아미노산 등 성분이 맛의 감칠맛과 바디를 좌우합니다. 정미보합이 높을수록(덜 깎을수록) 감칠맛과 바디가 강해지는 반면, 낮을수록 맑고 가벼운 인상으로 가는 이유입니다.
팁을 덧붙이면, 가정에서 7분도 쌀을 밥 짓기 할 때는 표준 백미보다 살짝 수분을 덜 주거나, 불림 시간을 조금 길게 잡아주는 것이 식감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사케는 정미보합이 낮을수록 차갑게(예: 5~10도) 마셨을 때 향이 깔끔히 피어나고, 정미보합이 높은 준마이 스타일은 미지근하거나 약 온(나루칸)에서도 구수함과 감칠맛이 살아납니다. 음식 매칭도 달라지는데, 초고도정의 대긴 조는 섬세한 회, 흰살생선, 가벼운 치즈와 잘 맞고, 60~70%대 준마이는 구운 생선, 조림, 된장계 소스와 조화롭습니다.
결국 쌀을 깎는 이유는 한마디로 “원하는 맛과 목적에 맞춰 쌀의 성격을 조율”하기 위해서입니다. 밥상에서는 소화와 식감, 영양의 균형을 위해, 술에서는 향의 투명도와 잡미의 제어를 위해. 숫자는 그 성격을 가늠하게 해주는 나침반일 뿐, 답은 취향과 용도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저녁 쌀 포대를 한 번 들여다보고, 다음번 사케 라벨의 정미보합 숫자를 눈여겨보세요. 그 작은 숫자들이, 밥 한 숟가락과 한 잔의 향 속에 얼마나 많은 선택과 기술이 깃들었는지 새삼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쌀을 깎는 정도는 술맛과 밥맛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술맛
쌀의 깎임 정도가 높을수록 술은 깔끔하고 맑은 맛을 냅니다. 이는 쌀의 겉껍질에 있는 지방과 단백질이 발효 과정에서 잡맛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다이긴조 사케는 정미보합 50% 이하의 쌀로 만들어지며, 그 결과 과일향과 같은 섬세하고 깨끗한 맛을 자랑합니다. 반면, 깎임 정도가 낮은 쌀로 만든 술은 보다 진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가지지만, 깔끔함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밥맛
밥맛의 경우, 깎임 정도가 적당할수록 고소하고 풍부한 맛이 납니다. 쌀겨 부분에는 비타민 B군과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며, 밥을 지었을 때 고소한 향을 더해줍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깎아내면 쌀의 고유한 풍미가 줄어들고, 밥이 지나치게 부드러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주로 5분도에서 7분도 쌀을 선호하며, 이는 밥맛과 영양의 균형을 맞춘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쌀을 깎는 것은 단순히 외형을 다듬는 작업이 아니라, 맛과 품질, 그리고 용도에 따라 섬세하게 조율되는 기술입니다. 일본의 정미보합 23%와 같은 고급 사케용 쌀은 깔끔하고 섬세한 맛을 위해 엄격히 관리되며, 한국의 7분도 쌀은 밥맛과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쌀을 깎는 정도에 따라 술맛과 밥맛, 그리고 영양소의 함량이 달라지므로, 용도와 취향에 따라 적절한 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 쌀 깎는 기술은 전통과 현대 기술이 조화를 이루며, 우리의 식탁에 다양한 맛과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