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되고 싶은 인간, 미래를 예측하다

아직은 겸손해야 할 인간

by PennyWisePoundWiser

신(神)이 가진 무수한 능력 중에서 유독 인간이 탐내는 능력

img.png 델포이 아폴로 신전에서 신탁 받는 그림 (출처: https://www.thecollector.com/oracle-of-delphi-oracular-statements/)

개인적으로 종교는 없다. 그렇다고 딱히 무신론자도 아니다. 그냥 특별히 신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부정할 생각은 없다. 별로 관심이 없을 뿐이다. 무턱대고 종교와 신(神)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신이 가진 한가지 능력 때문이다. 불사, 창조, 현세와 내세의 운영, 천국과 지옥을 통한 상벌 집행, 전지전능 등 신이 가지고 있는 수 많은 능력들 중에서도 까마득한 과거부터 인류가 멸망하는 그 순간까지 인간이 유독 탐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탐낼 능력은 바로 미래 예측일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신의 예언'이라는 이름으로 미래 예측을 시도해왔고,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하고자 노력해왔다. 물론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이 맞을 때도, 틀릴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예언은 항상 매우 모호하게 표현되어졌기 때문에, 이는 결국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를 다르게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동물들도 미래를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동물들은 계절이나 자연의 변화 등을 토대로 먹잇감들이 어디에 많을지 본능적으로 예측하면서 이동한다고 한다. 애완동물들은 먹이를 주는 패턴 등을 파악해서 식사시간이 되었음을 감지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많은 동물들이 미리 알아채고 안전한 곳을 찾아 몸을 피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동물들의 예측은 상당히 짧은 단기 미래를 예측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기껏해야 며칠 후 정도를 예측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동물들은 일정한 자극이나 환경변화에 대해서 반응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동물들이 인간보다 오감이 예민하기 때문에 특정 자극이나 환경변화를 인간보다 먼저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먹잇감이 많은 곳을 예측하는 것은 예측이라기 보다는 환경변화를 느끼고 기존 먹이가 많이 발견된 패턴을 찾아서 움직이는 것으로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리고 지진이 오기 전에 새가 날아가고 동물들이 다른 지역으로 급하게 이동하는 것들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결국 의미있게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를 하는 존재는 인간들이 유일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게 유일하게 신의 영역에 도전하려는 인간은 언제부터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시도들을 시작했을까?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들을 사용했을까?




인간은 언제부터 미래를 예측하려고 했을까?


인간이 미래를 예측해온 시도는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샤머니즘(shamanism)이 성행했던 선사시대에는 신과 교신할 수 있다고 여겨진 샤먼(shaman)이 막강한 권력을 지녔다. 최고 권력자가 정통성과 명분을 필요로 할 때, 샤먼들이 그것들을 제공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샤먼 자체가 최고 권력자였던 사례들도 많이 있다. 우리가 한국사를 처음에 배울 때, '단군왕검'의 이름이 제정일치(祭政一致)를 뜻한다고 배웠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여기서 제정일치는 제사를 지내는 일과 정치가 일치했다는, 다시 말해 제사장(?)이 곧 최고 권력자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고, 이를 일반인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은 권력의 중심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


warrior-shaman_orig.jpg 샤머니즘 그림 (출처 : https://www.kmtherapy.org.uk/shamanism.html)

거의 인류가 최소한의 인간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시점부터(군집생활 시작 시점부터?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부터?) 미래를 예측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샤머니즘에서 출발하여 점성술(별 등 천체 관찰을 통해 미래를 예측)과 심령술(죽은 자의 영혼을 소환), 해몽 등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노력들이 꾸준히 발전(?)해 왔던 것은 재미있는 포인트이다. 이러한 미래예측 방식이 다양하게 발전하게 된 것은 미래 예측의 적중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서 해 왔던 방법들이 영 신통치 않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들이 추가되고 구체화되는 과정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런 방법들을 사용했을까?




미래 예측의 방법들과, 각 방법별 주요 인물


전술한 바와 같이, 미래 예측의 방법들은 큰 범주에서 보면, 이미 우리가 들어봤거나 접해봤던 것들이 전부인 것 같다. 샤머니즘(신탁 포함), 해몽, 심령술(necromancy), 점성술(astrology) 4가지의 방법이 바로 그것들이다.


가장 오래된 방법이 바로 샤머니즘(shamanism)일 것이다. 샤머니즘은 신이 샤먼(혹은 사제?)을 통해, 샤먼을 통해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다. 물론 선사시대부터 수많은 샤먼들이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세계적을 가장 잘 알려진 샤먼(?)이 그리스/로마 신들의 사제들이 아닐까 싶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중요한 신탁(神託) 주로 그리스 델포이 신전에서 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글 서두에 삽입된 그림이 바로 그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이런 신탁을 받는 여자 사제들(사제들은 주로 여자였다고 한다.)은 '피티아'라고 불리었는데, 이들은 여성 예언자이자 아폴론의 신부로 여겨졌다. 이외에도 지중해 전역에 신탁을 받는 예언자들이 넘쳐났는데, 이들은 '시빌라(sibylla)'라고 불렸다. 이 명칭은 그리스어로 예언자를 의미하는 '시불라(sibulla)'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뭔가 욕 같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절에는 이러한 시빌라들이 예언한 것들이 구전되었는데, 이를 모아서 책으로 만든 <시빌라 예언집>이 지체 높으신 왕이나 귀족들에게 선사(膳賜)될 정도였다고 하니, 시빌라들의 예언이 그 당시에는 매우 중요한 정보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img.webp 해몽 관련 이미지 (출처 : https://www.whats-your-sign.com/dream-meaning-common.html)

이어서 잠을 자다가 꾼 꿈을 분석하여 미래를 점치는 해몽(dream interpretation, dream reading)이 있다. 해몽도 아주 오래전부터 현재까지도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기 2세기에 <꿈의 열쇠>라는 책을 썼던 아르테미도스라는 사람은 "꿈은 신이 보낸 것"이라며, 영혼의 특성(나이, 성별, 유명인 여부 등등)에 따라 다른 형태로 발현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지몽인 꿈의 종류는 2가지인데, 하나는 즉시 실현되는 단순한 꿈이 있고, 다른 하나로는 상징의 형태로 실현되기 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꿈이 있다고 분류했다. 아르테미도스는 당연히 두번째 꿈을 해석하여 미래를 예상하는 것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더욱 유명한 인물로는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있다. 그는 신으로부터 6개월간 신으로부터 "진정한 꿈"을 전달 받았고, 이 내용을 구전(口傳)하라고 지시했다. 이것이 이슬람교의 경전으로 잘 알려진 <코란>이다. 무하마드는 살아생전에도 제자들에게 무슨 꿈을 꾸었는지 자주 묻곤 했다고 하니 해몽의 대표주자임이 분명하다.


img.jpg 주로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심령술사 모습

이어서 죽은 자를 잠시 되살리거나, 죽은 자의 영혼을 소환하여 죽은 자로부터 미래 이야기를 전해듣는 심령술(necromancy)도 있다. 심령술은 고대 이스라엘인, 유대인들에게도 널리 활용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호메로스로부터 전해져 오는 <오디세이아>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후대에 전한 <아이네이스>의 내용 곳곳에도 심령술에 대한 기록이 있다. 심령주의가 가장 유행했던 시기는 1850년 ~ 1920년으로 알려진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자 흑인 노예해방으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링컨(Abraham Lincoln)도 심령술과 연관되어 있다. 그의 와이프 메리 토드(Mary Todd Lincoln)는 두 아들을 잃은 후에, 두 아들의 영혼을 소환하기 위해 영매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메리는 주기적으로 심령술 모임을 개최했고, 이 모임에는 링컨 대통령도 참석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셜롬 홈즈의 작가로 유명한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 역시 심령술 모임에 다수 참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img.jpg 서양 점성술의 기초인 천궁도 그림 (출처 : https://blog.naver.com/sunsetscorpio/222539507471)

마지막으로 별과 천체의 움직임을 신의 계시로 생각하고, 이를 분석하는 점성술(astrology)도 오랜시간 미래 예측의 방식으로 널리 사랑받아(?) 왔다. 삼국지와 초한지를 보면 제갈량이나 사마의, 범증 같은 책사들이 점성술로 미래를 예측하는 모습들이 종종 나온다. 또한 경주에 있는 첨성대도 별을 관찰하는 곳이었다는 설도 있고,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었다는 설도 있는 걸 보면, 웬지 점성술을 위해 세운 건축물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생긴다. 아랍의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였던 알 바타니(Al Battani, 850년 ~ 929년)는 서양 점성술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천궁도에다, 최초로 황도대(zodiac)를 추가한 인물이라고 한다. 점성술을 한단계 레벨업 시키는데 크나큰 기여를 한 인물다. 시계를 좀 더 돌려서 르네상스 시대로 오면, 독일의 저명한 수학자/천문학자/점성술사였던 요하네스 뮐러 폰 쾨니히스베르크(Johannes Müller von Königsberg)는 "점성술은 불멸의 신이 보내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전령"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에게 조금 더 익숙한 인물을 찾아보면, 미국의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Ronald Wilson Reagan)이 있다. 그는 와이프 낸시(Nancy Reagan)의 설득으로 점성술사와 종종 만남을 가졌다고 하며, 유명한 일화로 1986년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소련의 대통령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와의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점성술에 의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은 바로...예언가의 대명사, 노스트라다무스(Michel de Nostredame)일 것이다. 또 갑자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내용들이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아볼까 하다가, 내용이 또 산으로 갈 것 같아서 여기서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다.(주의가 산만한 것인가...)


점성술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다른 방법들과는 다르게 변성의식상태(變成意識狀態)로 진입하지 않고, 이성적인 상태에서 정밀한 관찰과 주기적인 규칙을 분석하기 때문에, 훗날 수학과 측량, 지도제작, 항해술, 광학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 점성술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류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점성술로 정말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잘 맞았을까?


오랜 인간사를 통틀어, 아니 인류가 멸망하는 그 날까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인간의 다양한 시도들은 계속될 것이다. 불현듯 이렇게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자 했던 시도들이 어느정도 맞았는지, 그리고 방법별로 미래 예측 성공률(?)은 어느정도 였는지가 정리된 통계자료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그런 데이터 따위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기껏해야 절반도 맞추지 못헀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리가 다양한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서도 이미 봤었지만, 그리스/로마의 신탁이나 해몽, 심령술, 점성술을 통한 예언들을 보면 매우 불명확하고 모호하게 표현된다. 그나마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주팔자나 신점 같은 것들도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결국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는 예언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예언들을 믿고 싶었던 사람들은 절묘하게 이를 끼워 맞춰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해당될 수 있겠다.)


또한 중요하게 체크해야 할 사항은 예언의 적중이 지속성을 띠는지 여부이다. 노스트라다무스 같은 대부분의 유명한 예언가들도 지속적으로 미래를 정확히 예언하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도 유명한 예언가가 있었다. 바로 불가리아 태생의 바바 반가(본명은 반겔리야 판데바 구슈테로바, Vangeliya Pandeva Gushterova)라는 이름으로, '발칸반도의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을 얻었을 만큼 많은 예언들을 적중시켰다고 여겨진 사람이다. 그녀는 12세의 어린 나이에 폭풍에 휩쓸리면서 시력을 잃었고 4년간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시력을 잃은 대신 그녀는 미래를 내다보는 환영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1996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자신의 사망일(1996년 8월 11일)과 2009년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당선될 것을 정확히 예측하면서 더욱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예언 리스트를 보면, 정확하게 맞춘 가지수를 기준으로 적중률(hit ratio?)을 보면 확률이 절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img.png 3일 연속 주가의 방향성을 맞출 수 있는 확률은 1/8이다. 대충 찍어도 예측이 8번 중 1번은 맞을 수도 있다는...

만약 3일 연속 주가의 방향을 맞추는 시합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논의의 편의를 위해 보합은 제외하기로 한다.) 그러면 경우의 수는 위 그림과 같이 총 8가지가 나온다. 그데 실제로 주가가 첫날에는 올랐고, 둘째날에는 내렸고, 셋째날에는 올랐다고 해보자. 이걸 만약 A라는 사람이 정확히 맞췄다고 해보자. 그러면 많은 사람들은 A라는 사람이 주가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기게 될 것이다. 아니라고? 본인은 그 정도가지고 별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만약 A가 매일 예언을 하기 전에 특정한 의식(눈을 지긋이 감고 10초 정도 있다가 뜨기만 했어도...)을 행했다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A는 신기(神氣)가 있다고 믿을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위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3일 연속 주가의 방향을 맞출 확률은 1/8이다. 8번 시도하면 1번은 맞을 수도 있다. 높은 확률은 아니지만, 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다. 또 다르게 보면, 주변에 8명 중 1명은 3일 연속 주가의 방향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니...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 인정?


자, 이번에는 같은 스토리를 다르게 풀어보겠다. 내로라 하는 국내 부동산 전문가 8명이 있다고 하자. 이들은 1년에 한번 부동산 가격의 방향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이다. 이 전문가들이 열심히 분석을 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를 전망했다. 총 3년에 걸쳐서 전망한 결과를 보면, 8명 중 1명은 3년 연속 부동산 가격의 방향을 정확히 맞출 가능성이 있다. 그럼 이제 많은 사람들은 그 사람을 부동산 전망의 신이라고 부를 것이다. 왜냐면 3일이 아니라 3년간 부동산 가격의 방향을 맞췄다고 여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이 4년째와 5년째까지 맞출 확률은? (수학 문제 풀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확률은 나에게도 너무 어렵다.) 직감적으로라도 그 이후 계속 맞출 확률은 점점 낮아질 것이다. (3년째까지 이미 맞춘 상태라고 하면, 다시 시작되는 4년째 맞출 확률은 1/2, 5년째 맞출 확률은 1/4, 6년째까지 맞출 확률은 1/8,...) 첫 해부터 6년째까지 모두 다 정확히 맞출 확률은 1/64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발생할 확률도 낮다. 3년까지 정확히 맞춘 1명이, 나머지 3년을 다시 예측하여 정확히 맞출 확률은 또 다시 1/8이다.


무슨 잡다한 이야기냐 할 수 있겠지만, 요지는 확률적으로 보면 예언이나 전망이 연속으로 상당수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간 지속적으로, 최소한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을 정도의 적중률을 보인 사람도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어느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유명한 예언가들을 기준으로 보면 100개의 구체성을 지닌 예언 중 50개는 맞아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으로 말이다. (근거 없는 극히 개인적인 감을 가지고 한 말이다. 큰 의미 없다.)


아직까지는 신탁을 받았건, 미래의 모습이 보이는 꿈을 꿨건, 돌아가신 영혼을 소환했건, 별의 움직임을 분석했건, AI 딥러닝을 활용했건, 인간의 예측 능력은 통계적으로 특별하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분명하다. 아직 인간은 미래예측에 대해서는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들,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렇다면 인간은 왜 자꾸 미래를 내다보려고 할까? 예측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는 심산일까?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는 늘 불확실하다.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에 따라서, 각자가 그동안 지내왔던 시간들의 가치가 완전 달라질 수 있다는 걱정과 불안이 늘 주변을 맴돌 것이다. 이렇게 알 수 없는 미래를 알 수 있게 된다면, 이를 미리 준비하고 대비할 수 있다. 미래에 발생할 일들이 더 이상 불확실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린다. 불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없어지고, 무엇을 하던 성공할 수 밖에 없다. 분명 미래예측 능력은 수 많은 다른 사람들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슈퍼 파워다.


img.png 2000년에 개봉했던 영화 <동감> 포스터 - 2022년 리메이크 개봉한 영화 <동감>의 원작

나이가 많은 아재라서 어쩔 수 없지만, 추억의 영화 <동감>에도 관련된 내용이 나오긴 한다. 2022년에 새로 리메이크 되었지만, 아재는 어쩔 수 없이 2000년에 개봉했던 영화가 익숙할 수 밖에 없다. 영화 <동감>에서도 현재의 사람(유지태 분)과 과거의 사람(김하늘)이 우연히 교신을 하게 되는데, 서로 각자의 시간대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된 후에 현재의 사람(유지태 분)이 미리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본지 오래되어서 대사가 정확하지는 않음. 내용이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는 점을 말하고자 한 것임) "어떤 주식이 많이 올랐고, 부동산은 어디가 많이 올랐는지는 물어보지 않는 걸로 합시다."


그렇다.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있다면, 엄청난 부를 거머쥘 수 있다. 게다가 그러한 능력을 인정받는다면,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세상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을 신격화할 것이고, 수 많은 전세계의 권력자들이 그 사람을 포섭하기 위해 갖은 수를 동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예언자는 최소 반인반신(半人半神, demigod)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의 미래 예측 능력은 여전히 부족함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혁신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일에 한발짝 다가서고자 지금 이순간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예언가들이 했던 모호한 미래예측을 떠나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려는 노력들을 보자. 대표적으로 금융시장에서의 Financial Modeling이 해당될 수 있다. 애석하게도 증권이나 계약(contract)의 미래가격(가치가 아니라 가격이다)을 정확하게 예측하는데 막대한 돈과 노력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


그나마 미래예측이 조금이나마 들어맞는 분야가 기상예보 정도일 것이다. 물론 이도 종종 완전 반대로 예측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곱지 못한 시선을 받곤 한다. 그리고 아직 예측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분야 중 하나가 지진이라고 한다. 지진을 예측하는 수 많은 모델링 작업들이 있었음에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장기간 정확하게 예측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이래저래 인간의 예측 능력은 가야할 길이 멀었다.




미래예측, 구체성 + 적중의 지속성을 모두 지닌 예측의 정확성 제고에 집중


마지막으로 정리해보면, 구체성과 적중의 지속성을 모두 지닌 인간의 예측 능력은 형편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확률적으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혹은 장기간 지속적으로 적중하지 못하는 예언이나 예측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반대로 구체성과 적중의 지속성을 모두 지닌 예측의 방법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말이 쉽지...)


img.jpg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프리크라임 시스템 장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범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프리크라임(pre-crime) 시스템 같은 것을 개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최첨단이라고 하기에는 범죄를 예측하는 3명에게 의지하는 시스템이지만 말이다. 또 의외로 심령술이나 점성술 같은 것들이 미래예측의 매우 탁월한 솔루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어찌됐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래 예측 방법을 개발해야하지 않을까.


인간의 예측 능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과거에 비해서는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있는 것인지, 빅데이터와 딥러닝 기술 등이 더욱 발전할 미래에는 인간의 예측 능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다시 쓸데없는(?) 의문이 생겼다.


다만...글이 쓸데없는 말들로 너무 길어졌고 글로 정리하는데 뇌에 과부하가 걸린 듯 하여,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에 다시 정리해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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