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타령
이젠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버려졌지요.
구름도 그냥 지나가고
목은 타들어갔어요.
아까 물 마시던 지빠귀 부리에서
한 방울이라도 떨어졌으면...
뿌리를 하늘로 쳐들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어요.
간밤에 내 눈과 마주치던
그 별이 다시 뜨기 전
이젠 가야하나보다
지그시 눈을 감았어요.
발자국 소리 어렴풋이 나더니
웬 손이 날 감쌌어요.
미니 정원에 날 앉히고
시원한 물 흠씬 주었어요.
곁에 있는 친구들 모두
너처럼 버려졌지.
꽃이 없으면 어때
살리는 재미로 가꾸지.
잎이라도 잘 자라렴!
우리 집 베란다에 크고 작은 화분이 40여개 있다. 주워다가 살린 것, 꺾꽂이 해서 키운 미니 정원이다. 꽃이 피는 화초가 아니라, 그저 잎만 피우며 수더분하게 자라는 나무들이다. 곡식들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 하지 않던가? 수요일은 물의 날 토요일은 흙의 날이라 정하여, 흙에 물 주는 일 외에 특별한 재배기술도 없다. 다만 생명체니까 사랑할 뿐이다.
프린시스 베이컨은 ‘전능하신 신은 정원을 가장 먼저 창조했다’고 하지 않았나? 베르사유궁의 총괄 정원사 알랭 바라통은 ‘정원은 인류 최고의 학교다. 인내심을 갖고 세상의 흐름을 보는 지혜를 배우는 곳이다’고 하였으며, 볼테르는 ‘자신의 정원을 가꿀 줄 아는 자는 인생을 아는 자다’라고 하였다. 한편 헤르만 헤세. 클로드 모네. 윈스턴 처칠은 유능한 정원사였다고 한다. 이런 거창한 이야기를 알기 전, 난 어렸을 적부터 화초를 좋아했으며, 늘 아름다운 정원을 꿈꾸기도 했다.
꽃이 피지 않거나 시들면 미련 없이 화초를 버리게 된다. 이렇게 쓰레기와 함께 널부러진 화초를 보면, 그래도 생명체인데 측은해진다. 그래서 다른 욕심은 없는데 넝마주이처럼 곧잘 주워온다. 이렇게 자란 화초들을 가꾸며 돌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집 안에 들어서면 녹색 정원에서 얻는 정서적 안정은 물론, 공기 정화․습도 조절․인체에 유익한 물질의 분비 등으로, 요즘 힐링(healing)․웰빙(Wellbeing)의 伴侶(반려)식물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버려진 개․고양이, 유기된 갓난아이․노인...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복지정책과, 특히 중병․사고로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는 의료사업이 얼마나 중요한가? 최근 5개의 총알을 맞고 휴전선으로 탈북한 오청성씨와, 이 생명을 건져낸 이국종박사의 휴먼 다큐멘트(human document)는 많은 감동을 준다. 버려진 화초 한 포기 주워다가 살린 일이 뭐 대단하다고 그것과 빗대나...그런데 육체의 생명 뿐만아니라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하는 사역도 그에 못지않게 귀중하다. 버려져 시들어가는 나에게 생명수를 부어주었던 그 손길이 늘 고마워, 나도 꽃은 피지 않지만 살리는 재미로 미니 정원을 이렇게 돌보며, 전도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