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노동 앞에서 ‘집에만 있다’는 말은 칼이 된다
남편:
아휴… 넌 나만 보면 돈 얘기야?
도대체 뭘 어떻게 쓰길래 맨날 돈이 이렇게 부족하냐?
돈이 하늘에서 떨어져?
아내:
아니, 그럼 내가 누구한테 말해?
남편한테 말도 못 하면 다른 사람한테 가서 돈 달라고 하라고?
그럴 거면 내가 결혼을 왜 했어?
남편:
내가 공무원이냐?
네가 말만 하면 돈이 자동으로 꽂히게?
뭐에 그렇게 돈이 많이 든다는 건데?
아내:
월급날이 되면 생활비 주는 게 기본 아니야?
매달 돈이 안 들어오면 내가 뭐로 살아?
애 둘 먹이고 입히고 학교 보내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공과금 내고…
이게 다 돈이야.
당신은 매일 출근하는데, 왜 매달 돈을 안 줘?
남편:
그러면 너는 집에만 있으면서 왜 돈만 달라고 해?
일 좀 하면 되잖아.
아내:
와… 그 말이 진짜 사람 무너뜨리는 말이야.
내가 집에서 노는 줄 알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애들 챙기고 살림하고 눈코 뜰 새 없는데.
내가 집 붙잡고 있으니까
당신이 밖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는 거라고.
내가 아무것도 안 하는 줄 아나 봐?
남편:
그래도 돈 버는 건 내가 하잖아.
아내:
그 말…
그게 내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야.
내가 참고 조용히 지낸 건
당신이 무섭거나 돈 때문에 붙잡은 게 아니라
애들 앞에서 싸우기 싫어서
이 집을 지키고 싶어서였어.
그리고…
이건 정말 제대로 알아둬야 해.
여자는 물 같은 사람이야.
물이 어떤 맛을 갖느냐는
그 물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거기에 무엇을 섞느냐에 달린 거잖아.
당신이 거기에 설탕을 넣으면
나는 누구보다 부드럽고 달콤해지고
당신이 식초를 넣으면
나는 금세 톡 쏘고 시어지고
당신이 고춧가루를 넣으면
나는 그 자리에서 매워지고 뜨거워져.
그리고 당신이 그 물에 독을 한 방울이라도 떨어뜨리기 시작하면—
그건 나만 상하는 게 아니야.
우리가 함께 사는 이 집
우리 아이들까지 그 물을 함께 마시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당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우리 관계의 ‘맛’을 어떻게 바꾸는지
이제는 진짜 알아야 해.
당신이 어떤 마음을 섞느냐에 따라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
나는 처음부터 큰걸 바라지도 않았어.
돈? 당신이 원래 돈이 많은 사람이었어?
아니지?
로맨스? 기대 안 했어.
그저 존중, 따뜻한 말 한마디, 같이 가려는 마음
그거 하나면 됐어.
힘들어도 서로 토닥거리면서
말로라도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런 관계를 바랐다고.
나도 사람이고, 감정 있는 여자야.
남편한테 손 벌리고 눈치 보면서 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이제는
당신이 분명하게 선택해야 해.
나한테 돈을 주든지, 사랑을 주든지, 책임을 다하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이제는 내 인생에서 조용히 물러나.
나는 더 이상
상처받으며 살 생각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