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이는 동안, 나는 나를 완성해 갔다”

아픔은 나를 부수지 않았다, 오히려 빛나게 했다

by 이강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다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고
혼자만 뒤처진 듯 마음이 움츠러들 때도 있죠.


저 역시 그런 순간들을 많이 겪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제 마음을 붙잡아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로 **‘돌이 어떻게 불상이 된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예요.


하나의 돌이 둘로 잘려 나갔다고 해요.
한쪽은 길바닥에 깔려 계단이 되어
수천 명이 그 위를 밟고 지나가면서
이름조차 남지 않는 평범한 돌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같은 돌에서 떨어져 나온 또 다른 한쪽은
장인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정성스럽게 깎이고, 쪼이고, 갈리고 다듬어지며
수없이 아픈 과정을 지나
마침내 사람들이 절하고 기도하는 ‘불상’이 되었어요.


발에 밟힌 계단은 불상에게 물었습니다.


“우린 똑같은 돌이었잖아.

왜 나는 밟히고 너는 숭배받는 존재가 된 거야?”


그러자 불상이 조용히 대답해요.


“형제여,
너는 한 번쯤 ‘겉을 다듬는 고통’ 정도는 견뎌봤을지 몰라.
계단이 되는 길은
모난 부분만 조금 정리하면 충분했으니까.

겉면만 매끈하게 다듬어지면
누구나 오르내릴 수 있는 형태가 금세 드러나고,
그저 사람들의 길 위에 놓이면 되는 자리였지.

깊이 파고드는 아픔도,
형태가 송두리째 바뀌는 긴 고통도
겪지 않아도 되는 자리였어.”


“하지만 나는 달랐어.

불상이 되는 길은
겉을 조금 다듬는 정도로는 절대 끝나지 않았거든.

먼저 큰 망치가 나를 내리쳐
겉껍질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견뎌야 했고


그다음에는 더 날카로운 끌이 들어와
내 속까지 깊이 파고들었지.

한 번의 칼질이 들어올 때마다
내 일부가 깎여 나가고
어제의 모습이 오늘 또 사라졌지만


그 과정 속에서 조금씩 새로운 윤곽이 드러났어.

그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의 형태를 절대 가질 수 없었을 거야.
불상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아.
깎이고, 부서지고, 견딘 만큼만
비로소 사람들 앞에 설 수 있게 되는 거지.”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묵직하게 먹먹해졌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제 속내를 들킨 것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누군가를 볼 때
“저 사람은 원래 잘나서 저 자리까지 갔겠지”
“운이 좋아서 그래”
이렇게 쉽게 말하죠.


하지만 정말 멋진 사람들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사람들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사람들은
그 자리를 얻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깎이고 부서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견뎌낸 사람들이에요.


배신도 견디고,
상처도 견디고,
오해도 견디고,
포기하고 싶은 날도 버티면서
그 고통 속에서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나', 지금의 '당신'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겉으로는 멋있게 보일지 몰라도
그 뒤에 있는 눈물, 새벽의 정적 속 고독

가슴 깊이 남은 자국들은

오직 나만 알고 있는 여정이었다.
그 시간은 내가 '나'를 다시 깨우는 순간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누군가의 발에 밟히는 돌이 아니라

내 본모습을 찾아가는 중인 돌

조용히 완성을 향해 다듬어지는 작품입니다.”


사람들은 완성된 결과만 보죠.
하지만 결과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아픔과 흔들림을 견뎌야 하는지는 보지 못해요.


세상에서 우러러보는 자리에 서는 사람은
절대 편하게 그 자리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
존경을 받는 위치는


그만큼의 고통을 견뎌낸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자리예요.


누구도 깎이지 않은 돌에게 절을 하진 않습니다.
누구도 상처 없이 완성된 작품을 본 적도 없어요.


높은 곳은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아픔 없이 얻은 자리는 오래가지 못하고
견딘 만큼 단단해지고
깎인 만큼 아름다워지고
버틴 만큼 빛이 생겨요.


반짝이는 보석도 처음엔 그냥 돌덩어리입니다.
누군가가 그 돌을 알아보고
수없이 깎이고 갈리고 다듬어져야
비로소 보석이 되는 것처럼요.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은
밟히는 고통이 아니라
빛나는 보석으로 완성되기 위한 과정입니다.


지금의 이 과정이 있어야 많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나를 바라보게 되고
존경하고
배우려고 하고
함께하고 싶어질 거예요.


누구나 우러러보는 자리에 서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지금 이 과정도
절대 헛되지 않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이 길을 견디는 사람만이
그 자리에 설 수 있으니까요.


꼭 “나에게 다정히 말해주세요.

나는 밟히는 돌이 아니라
깎임 속에서 빛을 품어가는 단 하나의 보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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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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