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디자인을 배우다 보면 와이어프레임, 카르다노의 법칙, 햄버거 메뉴 같은 다양한 용어를 접하게 돼요. 그런데 이런 용어들이 단순히 만들어진 게 아니라, 실제로 흥미로운 배경과 유래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나요?
개발 용어 중 ‘버그(Bug)’가 원래 실제 벌레(곤충)에서 유래한 것처럼, UIUX에도 흥미로운 역사를 가진 용어들이 많아요. 오늘은 UIUX 디자인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볼게요.
UIUX에서 와이어프레임은 디자인의 기초 설계도를 의미해요. 버튼, 텍스트, 이미지가 배치될 위치를 정하는 스케치 같은 개념이죠.
그런데 와이어프레임이라는 용어는 원래 비행기 설계에서 유래한 말이에요. 과거 항공기 엔지니어들은 비행기의 구조를 설계할 때 철제 와이어(철사)를 사용해 뼈대를 만들었어요. 이 구조물을 와이어프레임(Wireframe)이라고 불렀고, 이후 디지털 설계 분야에서도 뼈대 개념을 그대로 차용하게 된 거죠.
그래서 오늘날 UIUX 디자인에서도 최종 디자인이 아니라 기초적인 설계를 의미할 때 와이어프레임이라는 용어를 쓰게 되었어요.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 왼쪽 상단에 세 줄(☰) 아이콘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이걸 ‘햄버거 메뉴’라고 부르는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1981년, 애플의 UI 디자이너였던 노먼 콕스(Norman Cox)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개발할 때 메뉴를 최소화할 방법을 고민했어요. 버튼 하나로 여러 메뉴를 숨길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했거든요.
그 결과 탄생한 아이콘이 바로 세 개의 가로줄(☰)이 쌓인 형태였어요. 그런데 이 아이콘이 마치 햄버거의 빵-패티-빵 구조처럼 보였기 때문에 햄버거 메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하지만 재미있게도, 정작 노먼 콕스는 이 명칭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는 이 아이콘을 ‘더미 레이어 아이콘(Dummy Layer Icon)’이라고 불렀는데, 사람들이 햄버거 메뉴라는 이름을 더 많이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정착되었어요.
디지털 프로토타입이 흔하지 않았던 1980~1990년대에는 UX 테스트를 어떻게 했을까요? 그때는 실제 앱이나 웹사이트를 만들지 않고, 종이에 UI 디자인을 그리고 사용자의 반응을 살펴보는 방식을 사용했어요. 이를 ‘페이퍼 프로토타이핑(Paper Prototyping)’이라고 불렀죠.
사용자에게 종이에 그려진 화면을 보여주고, 버튼을 눌렀다고 하면 다음 페이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UX를 검증했어요.
재미있는 점은, 이 방식이 현재도 UX 리서치에서 여전히 활용된다는 거예요. 간단한 앱이나 웹사이트를 기획할 때 디지털 툴 없이도 페이퍼 프로토타이핑을 사용하면 빠르게 UX 개선점을 찾을 수 있어요.
웹과 앱 디자인에서 UIUX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직군 중 하나가 ‘퍼블리셔’예요. 하지만 ‘퍼블리셔(Publisher)’라는 단어는 원래 출판업에서 온 용어예요.
과거 출판업에서는 책을 만들기 위해 글을 편집하고 조판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웹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편집과 배치 작업이 디지털에서도 필요하게 되었고, 이를 담당하는 직군을 퍼블리셔라고 부르게 된 거예요.
그래서 퍼블리셔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치 책을 편집하는 출판업자처럼 UI 디자인을 실제로 웹에서 구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어요.
‘UX’라는 개념을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도널드 노먼(Donald Norman)이에요. 그는 1990년대 애플에서 ‘사용자 경험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UX라는 용어를 널리 알렸어요.
그런데 UX 개념의 기원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됐어요. UX 개념이 최초로 적용된 분야는 다름 아닌 군사 산업이었어요. 1940~1950년대, 전투기 조종석과 무기 조작 시스템을 설계할 때 조종사의 경험을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어요.
군사 연구에서 발전된 UX 개념은 점차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었고, 이후 컴퓨터와 디지털 제품의 사용성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지금처럼 UIUX가 서비스 디자인의 필수 요소가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에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UIUX 용어들은 대부분 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들이에요.
와이어프레임은 비행기 설계에서, 햄버거 메뉴는 한 디자이너의 실험에서, UX 개념은 군사 연구에서, 퍼블리셔는 출판업에서, 페이퍼 프로토타이핑은 디지털 이전의 UX 테스트 방식에서 탄생했어요.
이처럼 UIUX 디자인은 기술뿐만 아니라 역사와 인간의 행동 패턴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어요. 앞으로도 UIUX 디자인이 어떻게 발전하고, 또 어떤 재미있는 용어들이 생겨날지 기대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