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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형시

동서지간에

同壻之間

by 열목어


올해도 설이 오고 차례상 차리는데

집엔 엄마도 없고 큰엄마도 없어서

올라온 음식들 전수 뉘 집 맛도 아니다


시집은 왔는데 시꺼먹먹한 산골

한 살림 내주마던 아주버님 슬며시

어린 소 끌고 가서는 장에다 팔았단다


성님요 말도 말어 우리는 어땠게요

만지는건 모두 다 거친 것들 뿐이라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이웃 몰래 한숨이


아이들 소옥 커가는 재미에 살았다네

오물오물 씹으며 엄마엄마 했다고

쉰 넘고 얘기꽃 피면 눈물바람 하더니


어데 허, 어데 방 씨 참한 처자들 이제

경주가 본이라는 김 씨 집안 선산에

나란히 누워가지고 음덕을 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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