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장수 소금을 지고 버티고 일어난다
다리를 뻗대고 손으로 땅을 짚어
핏대를 올려가면서
보부상이 다져 놓은
희미한 길 따라서
비척비척 산 길을 오른다
등짝에 간수가 흘러
손발바닥에 진득이 고이는데
실로, 생은 땀보다 짜거운 것이라
안동쯤에 짐을 부려야
간잽이 손에 쥐여
고등어 뱃속에 염장을 넣으리
징검다리 떠내려간 개울
소금을 죄어메고 자갈을 디디면서
물이끼에 미끌리며 엉금엉금 건너간다
시퍼런 바다 밑에는
아직도 맷돌이 돌고
소금이 펑펑 나오던 어젯밤 꿈을 악물고
소금이 젖으면 인생이 녹을 듯이
짚은 자리 밟은 자리 옴폭옴폭 부력을 쌓으면서
어느새 물 위에 네 점의 지지를 이루었구나
일찍이 너의 꿈은 물 위를 걸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