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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세곡 Oct 07. 2023

낭만자객 프랭크

100일의 글쓰기 - 32번째

세상 스윗가이 프랭크를 소개한다. 그는 킬러지만, 낭만이 넘친다. 어느 누구라도 발견하자마자 무작정 죽이는 법은 없다. 


  프랭크가 초능력자들을 제압하기 전에 일관되게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는 목표가 되는 사람들을 찾아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살하면 될 것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초면에 줘 패고 죽이는 게 영 미안했는지 먼저 그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매우 대범하면서 또한 대단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비록 은퇴했지만 여전히 초능력이 건재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프랭크의 토크 시도는 오히려 초능력자들이 반격할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다. 


  자칫 방심하면 프랭크 자신이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조차 최소한의 맞다이 조건을 갖춰주는 그의 매너. 혹시 모를 인성 논란의 싹 자체를 잠재워버렸다. 그리고 그러한 장면들 중, 내가 뽑은 최고 서윗한 장면은 프랭크가 이미현을 제거하기 위해 남산 돈가스집에 방문했을 때이다. 


  그는 미현과 대화를 하는 것은 물론이요, 돈가스 먹방까지 보여준다. 택배기사 근무복을 입고 왕돈가스를 먹어치우는 모습은 먹방 지존배우 하정우 저리 가라였다. 왜 돈가스가 직장인들의 쏘울푸드일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려는 듯 혼을 담아 씹어 드신다.  


  살인하러 가서 먹방 먼저 시전 한 프랭크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미현의 아들 봉석이가 가게에 들어오자, 메뉴 추천까지 해주는 아메리칸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돈가스집 아들에게 왕돈가스를 추천하는 우리 프랭크형의 미친 폼을 보라. 


  봉석이에게 저 세상 서윗함으로 왕돈가스를 먹으라고 말해준 프랭크. 왕돈가스 구천 원인데 만원 내고도 거스름돈은 안 받고 쿨하게 퇴장하는 모습까지 그야말로 갓벽한 우리의 매너남 프랭크. 드라마 무빙에 좋은 대사들이 꽤 많았지만, 지금까지 내 가슴속을 울리는 대사는 이것뿐이다. 




  “학생, 왕돈가스 머궝! 와우! 디스 이즈 붸리붸리 테이스티.” 




  이 얼마나 쏘울 풀하고 쏘 스윗한 모습인가? 이건, 돼지고기 알레르기 있더라도 못 참고 시킬 판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낭만자객인 프랭크! 나는 비록 학생은 아니지만, 그의 추천을 적극 받아들여 당분간 식당에 가면 무조건 왕돈가스다!




*사진출처: 디즈니플러스 "무빙 캡처"



https://youtube.com/shorts/iTr26z9CXYQ?si=D7sU9-tC5iB5P2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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