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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세곡 Nov 20. 2023

너는 아침의 햇살이야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리뷰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포 리뷰, 100일의글쓰기-75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치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다. 주요 인물들의 서사를 균형 있게 풀어주는데 한결같이 그들의 치유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배경 자체가 병원, 그것도 정신 병동에서의 일을 그려내고 있으니 당연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주인공 정다은 간호사(박보영)가 있다. 단순히 의료인으로서 치료를 하는 것을 넘어서 마음까지 보듬는 치유를 보여 준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치유를 그녀만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으로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작고 사소한 것들이었다. 게다가 다은의 이런 치유 활동은 꽤나 전방위적인 것이어서 비단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지도 않았다. 


  예를 들어 그녀와 삼각관계에 있었던 두 남자 동고윤(연우진), 송유찬(장동윤)이 그러하다. 고윤은 다은을 만나게 되면서 손가락을 꺾는 강박이 사라지게 된다. 다은과 오랜 절친인 유찬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공황장애를 극복하는데 그녀에게서 결정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다은은 이들에게 봄날이 아닌 아침의 햇살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처럼 다은이 사람들의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기꺼이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부분이 너무 지나쳐서 드라마 초반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모습도 나온다. 그리고, 간호사로서 치명적인 실수들을 저지르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다은은 혹독한 성장통을 겪게 된다.


  거기다 다은은 정신과 간호사임에도 심한 우울증에 걸리고 만다. 그로 인해 닥친 위기들을 맞게 되는 부분은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담겨 있어 꽤나 무겁다. 늘 치유를 베풀던 다은 자신이 이제는 치유를 받아야 할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위기에 빠진 다은을 도와준 것은 고윤과 동윤을 비롯한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었다.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그녀가 우울증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 해주고 있었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치유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또한 해야 하는 것임을 우리로 알게 해 준다.


  약이나 요법도 중요하겠지만 사람은 결국 사람이 있어야 치유되는 것 같다. 흔히 마음의 병이라고 말하는 질환들은 주변에 따뜻한 마음을 품은 자들이 함께 할 때 회복할 수 있다. 우리가 병드는 이유는 주변에 그런 역할을 해줄 만한 사람들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치유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을 이해하려 힘쓰고, 돕기 위해 애쓰는 존재가 되어줄 때, 어둠이 물러가고 아침이 밝아 올 것이라 믿는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아침의 햇살 같은 사람이 되어 준다면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디든, 아침은 오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예고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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