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드라마 소년시대 스포 없는 리뷰
소녀시대도 아니고 소년시대가 뭐야? 촌스럽게! 드라마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의 내 반응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 촌스러운 거 맞았다.
무려 교련 과목이 생생하게 살아있던 1989년, 충청도 부여의 한 농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촌스럽다는 말 자체는 틀린 말은 아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더욱 그렇다. 복고풍의 분위기와 교복, 추억을 자극하는 소품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거기다 심지어 장르가 학원 청춘 액션물이라니. 특히 아재들의 마음은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정주행을 한번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다. 기대 이상으로 볼만했다. 세상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는 임시완(장병태)과 털털함과 한 왈가닥 하는 이선빈(박지영)의 케미는 환상이었고, 진짜 일진 출신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이시우(정경태, 일명 아산 백호)의 연기도 소름 돋는다.
그럼에도 스토리가 별로라면 흥미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맞고만 사는 주인공 병태가 학교 짱이 된다는 초반과 진짜 짱인 아산백호가 나타나 위기를 맞게 되는 중반은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거기에 적절히 긴장감 있는 연출이 더해지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주인공의 성장과 정의구현의 공식은 충분히 빛을 발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준다. 하지만 다 보고 나면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드라마 속에서만 혹은 과거의 어느 때에만 존재했던 이야기가 아닌 지금도 진행 중인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학원 폭력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낸다. 학폭 피해자들이 겪어내는 고통에 대해 알려준다. 특히 마지막 회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병태가 외치는 절규는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도 같다.
시대를 막론하고, 학교 폭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웠던 때는 없을 것이다. 당신 역시 직접적인 피해자이거나 피해자의 친구 또는 가족일 수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방관자였거나 가해자였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거의 다 학교 폭력의 그늘 아래 살아왔다.
진정한 소년시대란 무엇을 의미할까? 적어도 폭력과 갈취로 얼룩진 청춘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되는 법이라지만, 결코 그렇지 못한 상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정을 쌓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도 아까운 황금의 시간들이 상처로 물들지 않기를.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지 않아 더 푸르른 청춘이 되는 시간, 소년들의 시대가 되기를 바라본다.
이이 긍데, 마지막회 끝나믄 쿠키인지 과자 부스러기인지 있슈. 가급적 봤으믄 좋겠구먼유.
*사진출처: 쿠팡플레이 드라마 소년시대 예고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