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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이라는 이름의 열쇠

꾸준하면 노력하면 상위 20%는 된다.

by 박제

인생 전반에 걸쳐 나를 관통하는 문구가 있다. 누구나 인정할만한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하진 않지만, 이를 통해 삶에서 항상 긍정적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면 한번 고민해볼 삶의 자세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축구 선수가 꿈이었던 적이 있었다. 학교 대표 선수로 시합도 종종 뛰었고, 실력도 나쁘지 않았다. 주변 친구들도 자연스레 운동 좀 하는 친구들로 형성되었고, 그런 영향으로 잠깐이나마 평생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며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국 꿈이 생각에만 그치긴 했지만, 한계를 알게 되기 전까진 나름 진지했었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축구하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중 한 친구가 어느 순간부터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게 잘하는 것이었다. 같이 즐기면서 운동을 하지만 센스, 운동능력 확실히 나보다 뛰어났다. 그 친구를 옆에서 보다 보니 정말 재능 있는 사람이 있긴 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나도 나름 운동 신경이 있었는데, 이런 걸 재능이 뛰어나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축구는 취미가 되었다.
한국 청소년기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공부에 있어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승부욕이 있던 나는 공부도 잘하고 싶었고, 열심히 했다. 전교 등수에서 경쟁했는데, 친구들 중에는 확실히 좀 더 '쉽게' 좋은 성적을 내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이 모든 분야에서 다 잘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연산 능력이 뛰어난다든지 문제 해결력이 남다른 친구는 분명히 있었다. 어렸을 때는 이런 사실들을 분석해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나이 들어 생각해봤을 때 느꼈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분명히 있고, 그런 사람들이 좋은 결과를 이루어낸다.

학창 시절의 영어 과목은 한국어와 동일하게 언어로서 선행학습을 했던 아이들이 확실히 잘했다. 익숙하다 보니 접근이 달랐다. 풍족하지 않은 집에서 자란 나는 신체 단련 목적 태권도 학원 말고는 다른 학과 외 교육을 받지 않아 한국어만 하는 그냥 일반 학생이었다.
중학교 영어 기말고사였던 걸로 기억이 난다. 중간고사에 나름 준수한 시험 성적을 받아 기말고사에는 더 잘하고 싶었다. 다른 과목과 동일하게 외우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잘 안되었다. 그리고 언어로 영어를 조기교육 받은 친구들에 비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안 되겠다 싶어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학교 기말고사는 범위가 정해져 있고, 지문도 정해져 있어 해당 범위 내용을 모두 외워버리면 언어로써 접근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시험범위를 몽땅 외우기로 결심했다. 외우는 건 자신 있었다. 외우는 건 재능만큼 또는 재능보다 더 '노력'이 중요하다. 결국 동생 앞에서 영어 지문을 전부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외웠고, 시험은 다 맞았다.
정상적인 공부 방법은 아니고, 학기 시험에만 적용된 될 수 있는 방법이긴 하다. 그렇지만 종합 결과, 전교 5등 이내의 시험 결과를 확인 후 노력하면 되긴 되는구나 싶었다. 이때도 사실 전교 1,2 등은 아니었긴 했다. 분명히 쉽게 잘하는 친구는 어디에나 있었고, 그런 친구들이 1,2등이었지만 이때의 경험은 지금 생각해보면 큰 재산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의 학창 시절에서도 노력하면 최상은 아니지만 중상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어쩌다 보니 중고등학교 생활을 잘 보내고 나름 명문인 고려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은 어느 곳이나 어느 분 야나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대학교엔 이런 재능 있는 친구들이 더 높은 비율로 존재했다. 경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내게는 기본 바탕 믿음 있었고, 노력한 만큼 학교 내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장학금도 받으면서 다닐 수 있었다. 확실히 재능이 없는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기는 힘들었다. 그렇지만 '중상', 요령까지 확실히 익히면 '상'까지도 가능했다.


최근에 사회 일부에서 노력의 가치에 대해, 노력을 해야 된다라고 말하는 게 개개인의 배경과 상황을 무시하고, 충고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노력이라는 자체가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 의도에 동의를 한다. 각자의 사정이 다른데 실패의 원인을 더 노력했어야지요 보는 건 사회 인식상 문제가 되는 게 맞다. 개인에게 질책하려면 평등한 조건을 위한 사회보장이 전제되어야 한다.
노력에 대한 내 생각은 각자의 사정이 다르지만 의미 있는 삶, 본인이 만족할만한 삶을 살고 싶다면 목표를 위해 노력은 필수불가결 하다는 게 핵심이다.
안분지족 하며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분지족과 자신이 바라는 걸 하기 위해 반복적인 행위를 해보는 것을 시도조차 안 하는 건 안분지족과 다른 삶이다. 살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생활해봤던 경험이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동안은 행복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부터는 공허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아브라함 매슬로는 인간은 만족할 수 없는 욕구를 갖고 있으며 기본 생존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면 소속과 애정의 욕구, 존경욕구, 자아실현욕구를 채우는 걸 본성으로써 갖고 있다고 했다. 인간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라도 관심받길 원하며, 성취를 하고자 하는 게 본성이다. 정오 12시에 배고픔을 느끼는 본능처럼 우리는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게 본능이며, 노력 또한 본능적 행위의 일부다. 맛있는 걸 먹기 위한 노력, 게임에서 다른 사람보다 잘되려는 노력, 거창하지 않은 작은 시도도 다 노력이다.
내가 믿고 있고, 경험했던 것에 핵심은 꾸준히 본인을 믿고 노력하면 상위 5%는 어렵더라도 상위 20%는 된다는 것이다. 상위 20%는 절대 의미 없는 수치가 아니다. 신한은행의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상위 20%의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948만원이다. 한 달에 948만원이면 대부분이 많다고 생각할 것이다.
상위 20%라는 수치가 노력만 한다고 과연 될까 하는 의심이 있을 수 있다. 최근 누구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을 봤을 때 의사들이 권고하는 1주일에 3회 이상 운동하는 사람이 5명 중 1명은 되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유튜브 채널 개설이 열풍인 한국에서 주변에 유튜브 하는 사람이 10중 1명이라도 있는지 보면 또 느낄 수 있다. 유튜브 채널을 당장 개설하면 바로 상위 10%가 된다.
상위 20%는 노력하면 된다. 다만 여기선 노력 앞에 반복적으로 하는 단어가 붙어야 한다.

노력이 재능이라고 할 순 있다.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 재능은 도달할 수 없는 재능은 아니다. 일반적 재능과는 다르다. 신체의 유연성, 운동신경, 손재주 등의 재능은 분명 재능 없는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꾸준히 하는 건 즉, 노력하는 건 할 수 있다. 다들 한 번쯤은 경험이 있다. 우리는 노력을 잘하는 재능에는 접근할 수 있다. 즉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믿음은 사실 글로 얻는 건 한계가 있다. 실제로 경험을 해봐야 자신감도 생기고 믿음도 생긴다. 최근에 내가 하고 있는, 노력하면 상위 20%가 되는 사례를 하나 소개하자면, 책읽기이다. 그냥 책읽기가 아닌 반복적인 책읽기이다. 주변에서 다 책을 읽고 있는데, 꾸준히 책을 읽는다는 게 어떻게 상위 20%가 될까 궁금해서 좀 더 찾아보았다. 책읽기도 유튜브처럼 실제로 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9년 디지틀조선일보에 따르면 한 달에 4권 이상 책을 읽는 인원이 한국 성인남녀 중 13.7% (4권 이상 7권 이하 11%, 10 권이상 2.7%)라고 한다. 1주일에 한 권, 한 달에 책을 4권만 읽어도 상위 15% 안에 들 수 있다. 책 한 권 분량이 보통 400쪽 내외로 가정했을 때 하루에 50쪽 읽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누구나 꾸준히 반복적으로 노력하면 상위 20%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꾸준히 책만 읽어도 상위 20%는 될 수 있다.
용어로는 노력을 사용했지만 넓게 보면 자신의 성장가능성, 한계를 고정하지 않는 믿음 등 다양한 해석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명확한 근거 없이 노력 외 지금 이 모든 긍정적인 주제를 다루는 게 어불성설일 수 있다. 하지만 하나로 통하는 점은 있다. 자신이 발전한다고 믿는 마음, 희망, 자신감 등 도리스 메르틴이 '아비투스'에서 얘기한 심리적 자본에 속하는 얘기다. 이 생각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함은 물론 생각을 갖는 것이 풍족한 인생을 위한 첫 번째 걸음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반복적으로 노력하면 상위 20%가 될 있다는 믿음은 내가 모든 일을 시도할 수 있게 하고, 희망을 가지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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