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란 무엇인가? 네이버 블로그 체험단으로 고도바버샵에 커트를 하러 갔다. 여느 때처럼 바버샵 원장님과 상담을 통해 방향을 정하다가, 원장님과의 대화에 느끼는 게 있어 정리를 하게 되었다. 전문가란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기반으로 전문가의 소양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먼저 전문가는 경력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전문가라는 인정을 받으려면 누적되는 세월에 의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나이 얘기 하다 알게 된 사실인데, 바버샵 원장님은 고등학생 때부터 미용에 무려 21년 동안 종사하셨다고 한다. 21년 이라니 적지 않은 세월이다. 이 얘기를 듣게 되니 단박에 신뢰가 갔다. 21년간 머리를 잘라왔으면 정말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었을 테고, 아무리 재능이 없고 못해도 잘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기본적으로 신뢰가 갔다. 전문적으로 일을 해온 사람이 되기 위해선 그만큼의 축적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전문가는 본인만의 철학이 있다.
컷을 하기 전에 상담을 하면서 natural part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사람은 각 개개인마다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가르마가 있고, 그 natural part에 맞게 머리 길이를 조정해 머리 길이를 맞춰야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이 가능한 기장이 된다. 바버샵이라고 특이하고 독특한 머리를 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특성에 맞는 머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헤어컷에 대한 선생님의 철학이 느껴졌다. 철학이 있다는 의미를 정확히 얘기하면, 개똥철학과는 다르다. 하나의 철학이란 편협한 생각으로 오해가 될 수 있다. 이 모든 걸 아우르기 위해선 많은 검증과 노력이 있었을 것이고, 그만큼 많은 고민 끝에 지금의 실력이 보장된다는 의미다.
이때부터 디자이너가 아닌 선생님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내 머리를 맡기는 데 있어 신뢰가 갔다.
일에 대한 정성과 디테일, 전문가가 가지는 아주 기본적인 소양이 아닐까 한다.
바버샵의 네이버 소개글에 보면 "주어진 한 시간여 동안의 시간 동안 고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쓰여있다. 실제로도 그렇게 느꼈다. 샴푸 하는 동안 느껴지는 마사지와 헤어컷 중간중간 세밀한 부분까지 구석구석 느껴지는 손길, 부드럽게 진행되는 shaving에서 정성과 여유가 느껴졌다. 아 지금 전문가가 컷을 해주는구나 느꼈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잠깐 선잠을 찼을 때 느껴지는 고양된 느낌이 컷을 하고 난 뒤에 느껴졌다.
전문가라면 본업뿐 아니라 관련된 심화된 부업을 하게 된다.
원장 선생님은 미용으로 경력을 오래 쌓으시고, 미용학원을 차렸다고 한다. 미용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분명 본인의 실력을 한 단계씩 발전시켰을 것이다.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 자기 일도 정리가 되고 실력이 상승된다. 주 업무뿐 아니라 관련 부업까지 섭렵하여. 주업의 실력을 향상하는 경력에서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졌다.
지금도 1주일에 한 번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맞춤 가발을 제작하고 있다고 하셨다. 누구보다 머리를 잘 아는 게 미용사니까 가발도 미용사가 하면 당연히 잘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여유 있는 태도가 아닐까 한다. 컷 하시는 내내 침착하고 차분하게 말씀하시며 여유가 있었다. 지나친 밝음 없이 말의 온기가 느껴지는 수준에서 대화하시고, 행동에 급박함이 없어 여유가 느껴졌다. 여유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침착한 태도를 보아 믿음이 갔다. 이런 여유는 이 정도는 내가 다 커버할 수 있지, 에서 오는 자신감이 아닐까 한다.
전문가라고 느껴지는 분을 만나서 전문가의 요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좋은 사람 또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게 어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된다는 점에서 좋았고, 글을 쓰는 일을 통해 정리해서 성립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었다.
정리하자면,
전문가는 경력이 있어야 하며, 본인만의 철학이 있어야 하고, 정성과 디테일을 갖춰야 한다. 또한 본업 외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있으면 좋고, 마지막으로 여유 있는 태도가 신뢰를 주는 전문가의 소양이지 싶다.
더 많은 요소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 바버샵 원장 선생님을 만나며 느끼는 점을 정리해 보았다. 전문가의 길은 멀고 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