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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재호 Jan 30. 2022

내가 '작가' 라니 01.

원고 청탁을 받다니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글을 써본 건 약 8년 전 일이다.


‘카페 인테리어 공사’만 전문으로 하다 보니 '월간 커피'라는 잡지사로부터 ‘카페 인테리어 레슨'을 주제로 하는 꼭지에 들어갈 글을 처음 의뢰받은 적이 있다.

이후에도 3-4회 정도 기고가 이어졌는데, 작가로서의 경험이 일천했기에 한 분야에서 국내 최다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전문 잡지에 내 글이 실린다는 경험 자체가 꽤나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 과정이 수월하진 않았다. 의뢰를 받고 틈나는 대로 글을 써보려 노력했지만, 도면 그리는 일에 익숙했던 나는 좀처럼 글로써 생각을 표현해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약속된 마감일이 다가오자 압박감도 점점 더해지면서 꼼수를 생각해낼 수밖에 없었는데, 바로 ‘삽화’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평소 도면을 그리기 위해 자주 쓰던 스케치업(SketchUp)이라는 도면 작성 프로그램으로 개념도를 먼저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글을 하나하나 써 내려갔다.

그 전에는 개념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이 훈련되어 있지 않았기에 무작정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았는데, 방법을 달리해서 익숙한 도면에 주석 달듯 생각을 정리했더니 뭉쳐있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쓰인 글을 인쇄된 잡지를 통해 처음 접했을 때, 물론 부족함이 먼저 눈에 띄었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함과 동시에 뿌듯하게도 느껴졌다.


'내가 글을 쓰다니...!'


결과적으로 머릿속에 담긴 생각을 활자화해나가는 과정은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자연스레 책을 써 봐야겠다는 생각도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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