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테리어 업자라니
자영업, 특히 카페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해 봐서 잘 안다. 2011년 경기도 광주에 '카페인마켓'이라는 카페를 차렸다가 6개월 만에 접은 경험이 있다.
취미로 하던 커피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카페 프랜차이즈 회사를 다니기도 했는데, 그곳에서 다수의 성공적인 창업을 지켜보자 더욱 조바심이 생겼다. 결국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경기도 광주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유동인구 많은 상가를 임차했다.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인테리어 공사도 직접 했다. 인테리어 업자들은 전부 사기꾼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토록 알뜰살뜰 카페를 차렸지만 반년도 버티지 못했다.
'잘 차린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하고 후회했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져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매장 한켠에 창고 겸 작은 작업 공간을 마련해둔 것. 그곳에서 카페 오너나 바리스타들이 필요로 하는 트레이나 가구 따위를 제작하며 겨우 월세를 감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장사가 잘 되지 않아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과정이 나름 재밌게 느껴져 SNS에 하나 둘 올리다 보니 작업 의뢰가 꾸준히 이어졌다. 의뢰받는 품목의 규모도 점점 커지면서 공간을 통째로 꾸며달라는 인테리어 공사까지 수주받기에 이르렀다. 결국 카페인마켓은 6개월 만에 업태 및 종목을 '휴게음식점·카페'에서 '서비스·디자인'으로 바꿔야 했다.
인테리어 업자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