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정령

by 서연필

하늘빛 화선지에

먹이 쏟아지면

두 번째 세상이 열린다


한주먹 뿌린 모래가

먹에 콕콕 박히면

여기저기서 재잘재잘

빛이 일어난다


황금빛 심장을

뿜어내는 공은

떼구르 웃으며

둥둥둥 떠가고


서늘한 바람이

머리카락 사이로

스르륵 지나가면

늘어져있던 버드나무가

눈을 뜬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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