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각자의 시간을 내어 보내고 나면

가족 같다는 말의 거리

by 김현정

매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밥을 먹고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우리는 가족 같다고.


하지만 우리는

가족이 아니다.


하루의 시간이 끝나고

각자의 시간을 내어 보내고

각자의 공간으로 흩어지면

다시 남이 된다.


함께 웃고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이 비슷하다고 느꼈던 사람도


어느 순간

생각이 조금만 달라지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진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남는 상처

그렇다면 가족은 어떤가.


같은 집에서 밥을 먹고

같은 지붕 아래 잠을 자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날들이 쌓인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끼지 않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배려를 잊어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결국 남는 시간

시간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가족도

동료도

친구도


언제나 내 곁에

머물러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각자의 시간을

각자의 삶으로 내어 보내고 나면


결국

사람은

혼자가 된다.


그래서 오늘

생각을 잠시 멈추고

길게 숨을 쉰다.


그리고 문득

내게 남은 시간을


조금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오늘부터

내 마음을 하나씩 꺼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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