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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드 입은 코끼리 Oct 15. 2024

사기업에서 나의 존재가치를 찾는 방법

프리랜서의 길을 택하는 이유

친구랑 며칠 전 할머니집에서 수다를 깊게 떤 적이 있다. 우리는 서로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저런 이야기였다. 평범한 이야기들이 대다수였다. 요즘 핫한 흑백요리사를 평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보니 시간이 어느새 자정을 향했다. 우리는 곧 잠들 것만 같았다. 그러다가 나온 이야기이다.


"사기업으로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어떤 존재로 일하는지 알아? 그저 톱니바퀴로 대체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만 보여"

"회사에서 있는 스트레스는 항상 회사에다가 두고 오지. 집에 다시는 가져오지 않아. 그렇지만 다시 내일 되면 그 스트레스는 책상 위에 있어"

사기업의 행위들은 너무나 무서워 보였다. 나는 공무원으로서만 일했기 때문에 사기업을 다녀보지 않았다. 가치결정이 확실히 정해지는 장소는 너무나 잔혹하게 느껴졌다. 그 안에서 과장의 손가락 끝에 걸려 있는 시곗바늘이 훤하게 보였다. 그 시간이 지나가면 미끄러지면서 떨어지고 다시 그 자리에 신입이 앉게 되는 시스템. 사기업은 나의 가치를 무가치로 만들어주었다. 사기업에서의 발전은 나의 발전인 것처럼 보였는데 아니었다. 그저 그 회사의 장족의 발전만 원할 뿐, 내가 가져가는 일머리와 솜씨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어떻게 그런 회사들을 버티면서 살아갈까 하면서 다들 취준을 한다. 다들 신입자리에 올라가고 싶어서 안달이다. 자신도 곧 떨어질 바닥인 것도 알지만 현재만 보이는 상황에서는 취준이 답인 것은 맞다. 나에게 월 몇을 주더라도, 나의 가치가 똥이라도 나는 취직을 해야 하는 상태였다. 그것이 현재 현대인의 삶이다.


그런 사기업에서 나의 존재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심했다. 나는 몇 날며칠을 고심한 끝에 내린 하나의 결론이었다. 사기업은 나를 인정하지 않지만 나는 사기업을 인정하는 방법이었다. 그것은 어찌 보면 합리화전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합리화 전략이 맞다. 사기업은 결국에는 나를 인정하지 않는 존재로 여기는 건가 싶을 거다. 내가 아니면 새로운 샐러리맨을 고용하면 되니까 말이다.


사람마다 각자 개성이 있고 일스타일이 있으며 일머리도 다 다르다. 사기업은 어떤 사람을 붙잡느냐에 따라 성과차이도 다르고 어떤 사람에 따라 회사의 당락이 결정이 되기도 한다. 사기업이 나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려면 회사의 CEO가 되는 일뿐일까?  회사 정상에 오르게 되면 그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내려올 일만 남지 않게 된다 결국에는 존재가치를 낮추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사기업에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많이들 사기업을 퇴사해서 자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인 프리랜서가 되는 것으로 전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어느새 기술이 생기고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면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돼버린다. 그때 내가 딱 사라지고 회사에게 딜하라 수 있는 자리가 된다는 것이 어떤가? 프리랜서가 그런 자리다. 사람은 그렇게 회사와 싸워가면서 나의 조건, 나의 존재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사기업의 존재가치를 얻는 방법은 그저 노하우를 얼른 얻고 나만의 기술을 가지는 일을 말한다. 내 친구에게 그날 나는 진지하게 조언했다. 너는 대리를 달고 나와서 너의 노하우를 잃지 말고 이직해서 또 너의 노하우를 얻어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그러다 보면 너는 그 일에 특화된 사람이 되면 회사에서 딜을 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딜 치는 사람이 되어야 회사가 나를 인정한다. 아만다 프리슬리도 잘릴 뻔했던 사람이다. 현대 사회에서 영원성존재하지 않는다. 안정성이 최고인 공무원을 택해야 하는 것이 맞는 건가 싶다. 그러나 세상에는 사실 도박이 대다수로 이루어져 있다. 도박이 무서워서 공무원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긴 하지만 인생은 무료할 것이다. 무료한 사회보다는 피가 철철 나더라도 재미를 보는 위험한 사회 속에 사는 게 맞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인생이 다 도박이다. 도박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도박이다. 자신의 점을 잘 쳐가면서 주사위를 잘 돌렸으면 좋겠다. 모든 내 친구들의 도박에 윷이 나와서 완주했으면 좋겠다. 가끔 빽도가 나와도 좌절하지 말고 말이다. 완주가 목표인 사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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