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결국 파묻히는 중이다. 헤르미온의 시계를 갖고 싶다
나는 결국 다작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단순하다. 나의 문체를 찾고 깊이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다방면의 분야를 알기 위해 혹독하게 훈련한 결과, 시간이 매우 부족하게 느껴졌다.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기 전의 나는 그저 시간을 때우는 백수였다. 저녁이 오기를 바라며 낮에 잠을 자고, 가끔은 멍하니 명상하면서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무척이나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제는 지식에 파묻혀 산다.
모르는 단어들을 연결하며 지식을 수집하고 있다. 그렇게 지혜가 오고 가기를 바란다. 최근 주변에 헌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내가 헌법에 무지하다는 점에서 무시를 당한 적이 있었다. 헌법이 어렵고, 조문을 이해하기가 짜증 난다고 하는 친구의 말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일상에 한 번은 헌법을 읽어라>를 읽기 시작했다. 아직은 부분적으로 읽고 있어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고 있다. 이제 후진 사람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 감사하고 있다.
그러다 지칠 때면 다른 책으로 옮겨 읽기도 한다. <안네의 일기>로 잠시 옮겼다. 예전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드라마 <작은 불꽃>을 보고 다시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때부터 2년이 지나서야 지금 읽고 있다니, 내가 얼마나 게으른가 싶다. 이제 안네의 속마음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전쟁 상태를 확실히, 잔혹하게 느낄 수 있었다. 떨어지는 블리츠로 인해 어린아이의 두려움이 글로 나타난 것이었다. 1940년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이토록 잔인했단 말인가. 홀로코스트가 이렇게 자행된 것이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라는 점에서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이러한 감상 속에서,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자 패전국으로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궁금해져 <나의 투쟁>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미리 알림에 써 두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쌓여 가는 책들과 연결고리들 속에서 나는 오늘도 멀티태스킹 중이다.
영화와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작품들을 하나둘 섭렵해야겠다고 생각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자극적인 영화인 <한니발> 시리즈도 좋아해서 스릴러 장르도 제법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드라마 <한니발> 시즌 1을 보고 있으며, 동시에 <작은 아씨들>, <폭풍의 언덕>, <오만과 편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삼체>, <장고>, <대부> 등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여인의 향기>도 있다. 하하.
음악 쪽의 조예가 워낙 얕아서 클래식도 하나씩 꺼내 듣는다. 오늘 있을 리사이틀을 위해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을 듣고 있다. 유명한 곡들은 쉽게 들리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어색하게 들렸다. 그렇게 잠들고 쉬며 노력했다.
무엇보다 이제는 두뇌가 아려서 저녁에는 잠시 시간을 내 샤워를 하고, 클렌징 오일로 얼굴을 닦았다. 두뇌의 피로도 해소되기를 바라며 말이다. 나는 오늘 좋은 멀티태스킹을 해냈다. 앞으로도 이런 멀티태스킹을 계속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