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우리집 물고기 혼자가 있었다 =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
우리집에 블랙니그로 물고기를 키웠었다. 그 물고기 이름을 혼자라고 지었다. 오로지 혼자서 물을 유유자적하게 헤엄쳤기 때문이다. 수명이 워낙 길어서 거의 8년을 함께 살았다. 그 당시에 물고기 혼자가 싫었다. 생긴 모습도 징그러웠던데다가 귀찮았다. 물 수질 관리하기가 싫어서 우리 엄마한테 시켰다. 그리고 대충 씻고 넣은 물고기였는데 끈질긴 생명력에 픽 웃어가면서 내일죽나보자 하면서 지냈던 혼자였다. 서글픈 인생살이를 하다가 어느날 그 큰 몸둥아리가 죽어버렸다. 한명도 울지 않았고 서운하지 않았다. 그 채집통 안에 살던 혼자가 이젠 떠났으니 드디어 물갈이 안해도 된다고 좋아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오늘, 혼자의 죽음이 생각났다. 혼자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10센치도 안되는 그 작은 채집통에서 자유롭게 떠나지도 못하는 세상에서 결국 죽음 말고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눈은 나중에 뜨지 못해서 장님이 되어버렸고 나중에 사다준 수질 개선제로도 고쳐지지 않았다. 결국 혼자는 혼자가 되고 죽었다.
그 슬픔은 사실 우리가 안고 가야했어야했다. 혼자가 있는 시간내내 혼자 있었으니, 그 시간이 참으로 길고도 고독했겠다. 독서도 못하고 영화도 못보고 오로지 사람의 걸음만 보면서 지냈으니 즐거움이 어떤 것이었는지 나중에 저승길 가서 물어나 봐야겠다.
그러면서 나 또한 밤이 되어 혼자가 되었다. 물고기 혼자가 생각나고, 혼자 있는 생각에 밤하늘이 더더욱 캄캄하다. 그러니 나 또한 사색을 더 하고 더 초연해지고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물고기 하나도 헤아지리 못하고 죽임을 선사해준 잔인한 인간임을 되세기면서 나는 그렇게 혼자 사색을 한다. 그리고 독서를 한다.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책.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거기서 얻는 힘이 많다고 쓰여진 책을 읽는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책은 재미있고 흥미가 있다. 그러니 물고기 혼자가 생각날 수밖에.
물고기 혼자야 너가 저승길에서는 바다든 강이든 좋으니 마음껏 헤엄치고 짝도 찾아 아이도 낳고 살았으면 좋겠다. 절대 다시 윤회해서 돌아오지 말고 말이야. 그냥 편히 살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