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문제

시즌1 에피소드2

by 후드 입은 코끼리

이건 몇 년전으로부터 거슬로 올라가야한다. 내가 소비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을 때부터 시작된다. 나는 애플제품을 사랑해왔었다. 중학생때부터 가장 최신기계를 사야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언제나 그 물건에 대한 애착상태가 굉장히 심했다. 그냥 애플이랑 같이 하는 날이 없으면 불안이 엄습했다. 그래서인가. 나는 성인이 되어서... 어느순간 모든 컴퓨터들과 모든 아이패드들을 사놓기 시작했고 그것이 나의 풍족함의 자랑으로 끝을 맺었다.


그러자 몇 달 동안은 좋았다. 그러나 이제 문제가 하나둘씩 돌발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나의 아이덴티티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나는 패션으로 곧장 달려가 나를 상징할만한 옷들을 입어보고 또 사입고 또 사고 또 주워서 입기 시작했다. 나는 몸이 당시에는 말라서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채색인 옷들도 입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다양한 스타일을 구성하면서 입었다.

그런 내 자신이 뿌듯했다. 그러자 유튜브가 혜성같이 등장하면서 나의 코디는 곧 너무... 맥시멀리스트한데다가 중구난방없는 모습이라며 '프렌치 시크', '올드머니'스타일을 추천영상으로 떴다. 당시에 그런 룩들을 보면서 '나는 훗 저런 플레인하고 재미없고 무엇보다 다들 똑같이 입을 수 있는 방식의 옷을 입고 싶지 않아'했다.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빈티지한 옷들을 찾아입었다. 그리고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다양한 선택지의 옷들이 있고 그것으로 놀면서 입으면 꽤나 어울리는 스타일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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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면 좋은 점들은 이렇게 적었다면... 나의 데스크테리어 문제로 가보자. 우선 나는 회사를 입사했다. 그리고 입사하자마자 키보드 마우스를 장만했다. 첫 키보드는 좋지 않는 1만원짜리 풀배열의 맴브레인 키보드를 샀는데 정말 싫어서 2일만에 결국 거금을 들여 투체티인가 하는 키보드를 샀다. 그리고 그 색에 맞춰어서 흰색 버티컬 마우스로 일했다. 당시에 나는 제주도에 있는 스누피 가든을 다녀왔는데 그 이후로부터 모든 물건을 스누피로 바꿔서 일했다. 데스크매트도 스누피, 휴대폰 케이스도 스누피로 바꿔서 쓰기도 했으니 말이다. 당시를 회상하면 유치하게 왜 스누피를 좋아했을까...... 나는 왜 그런 쓸데없는 물건을 사놓고 신나게 좋아했을까 싶다 .심지어 달력도 스누피였고 스티커도 덕지덕지 붙이면서 스누피화 시켜버렸다.

IMG_2187.HEIC 키보드 너무 좋은거 쓰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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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누피들을 모아서 썼다.


그리고 이제 나는 일을 집중하다가보니..... 다른 물건에 꽂히게 되었는데 그것은 이제 깔끔한 데스크테리어였다. 나는 일을 잠시 쉬었다가 복직하면서 모든 물건, 소지품을 분홍색으로 바꿔버렸다. 볼펜도 분홍색으로 이어가는 동시에 닌텐도에 푹 빠져서 살았다. 그 때 산 조이콘이 5개다. (현재 당근에 올려버리긴 했지만) 그래서 나는 당시에 회사분들이랑 업무외시간에 쓰기 위해서 샀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왜 그랬을까 싶다. 이제는

물건이 많은 것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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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나는 물건이 싫기는 하지만 그것을 통제할 수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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