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내가 만진다면 망가진다.
기정사실이다.
내가 꼼꼼하지 않고 부주의한 내 탓이고 잘못이다.
그걸 알고 있기에
먹지도 않고
소비하지도 않는다.
내가 하면 뭐든 고장나거나 삐뚤어진다
슬픈 소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를 원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나를 하는 수 없이 법적으로 대리고 있어야하는 곳 제외하고는
없다.
나를 싫어하고 나를 좋아하지 않는 곳도 많다.
그렇지만 낑겨서라도 나는 어필한다.
나는 내 존재대로 아름답다고 말이다.
그러나 나 같은 까마귀에 백조들은 콧방귀나 뀌고 만다.
너는 어디가기만 하면 험악한 검정색을 내비치지 말고 그냥 짜쳐있으라고 말한다.
그 우아한 백조의 주둥아리에는 욕설이 가득하다.
그런데도 그 백조들은 너무나도 사회생활을 잘한다.
나와 다르게.
나는 까마귀.
나는 사람도 싫어하고 동물들도 나를 악귀라고 부르며
내친다.
그냥 나는 태어났을 뿐인데......
왜 그렇게 나를 험하게 대하는 것일까.
나는 그저 검게 아름다울 뿐인데......
왜 그렇게 나를 험하게 대하는 것일까.
사실 까마귀의 매력을 몰라서 그렇다.
<오즈의 마법사>의 서쪽마녀도 그렇지 아니한가.
나 역시 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그러니 나는 변해야한다.
하얗게가 아니라 더 검게 더 검붉게 말이다.
그렇게 변해서 좀 더 치밀하고 좀 더 깔끔하게 우아하게 보이도록 노력해야겠다.
나의 부리는 더 이상 갈라진 구석이 없게 만들 것이고
나의 발톱은 누구보다 더 날카로워질 것이다.
까마귀의 눈매를 보는 순간 다들 경외하며 납작 엎드리는 세상을 기다릴 것이다.
까마귀는 그렇게 3년동안 숨어서 자신의 매력을 강조하게 위해
매일 목을 갈구고
매일 뼈를 닦았다.
그렇게 결전의 날
백조들은 어느새 흰 털들이 보슬보슬하게 떨어지고
그들의 노화로 인해 쭈굴해지고 쳐진 피부를 하고 있을 때
까마귀는 험악하게 일부러 크게 까악거리며 등장했다.
백조의 사이에 오는 루시퍼의 등장이라......
루시퍼는 매섭게 아름다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