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 리스트

친구였던 너는 이래서 나랑 끝인거야

by 후드 입은 코끼리

<시간약속을 지키지 못한 그x>


한동안 선망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전학와서 적응 못하던 너였다. 그랬던 너에게 나는 다가가서 학교생활을 도와주었다. 그래서 너는 나를 좋아했고 나 역시 너를 좋아해서 너의 독서실까지 바래다주고 그랬다. 그랬던 너랑 같이 수능도 치루고 같이 집에 가던 날이 기억난다.


근데 그거 아니? 내가 왜 너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20살 새내기가 되고 너는 원하던 학교를 갔어. 나는 그렇지 못해서 열심히 노력하던 시기야. 그래서였는지 아니면 나는 너에게 맞추고 지냈어. 너가 30분 늦는거는 기본. 나중에는 3시간이 지나도록 기다려도 너는 미안하다는 말 한 번 없었어. 나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나에게 중요하게 가르치셨던 것은 시간약속을 잘 지켜야 인간도리한다는 말이었어. 처음에는 너는 단순히 이유가 있어서 늦는 줄 알았지. 그런데 너가 나를 기다리기로 한 어느 날, 너가 먼저 압구정역에 도착해서 내가 너를 보러 가러 간 날에도 나는 이상하게 너를 3시간 이상 기다렸어.


그래서 나는 널 22살의 여름에 널 떠난거야. 너를 이젠 보지 않기로했어. 너는 잘 지내려나? 회사도 그렇게 3시간씩 지각하지는 않겠지만…… 너의 그 “약속”을 가볍게 여기던 인성은 어디 떠나지 않겠지


<꿈과 희망이 없었던 그 샹x>


나는 너를 만날 떄 너무 즐겁고 재미났어. 너도 나처럼 학교에 대한 열등감으로 열심히 살았어. 그래서 그런가? 외국에 있어도 시차가 있어도 나는 언제나 너한테 달려갔어. 너가 한국에 들어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잤던 날들이 선명히 기억나.


근데 있자나. 왜 너는 시간이 지날수록 총기를 잃는 것이야? 나는 그 총기가 좋았고 그 자체로 빛이 나서 만났는데 말이야. 너는 그 사랑과 열정이 사그라들더라. 번아웃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게을러지기를 택한 너였어.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게을러도 되지. 그런데 몇년이 지나도록 게으름을 택하고 부모한테 물려받은 재산을 탐냈던 너의 모습이 탐탁지 않았다고 해도 되겠지? 나는 그래서 힘든 길을 선택해서 가고 있어. 너가 느끼기에는 편하고 쉬운 길을 왜 놔두고 그런가 싶겠지만 말이야. 나는 그게 더 값져. 너가 택한 남자도 그런 값어치하는 사람이 아닐 게 뻔하다.


그래서 나는 너를 안 만나는거야. 너가 너무 희망이 없어지고 미래가 사라졌거든. 같이 꿈꾸던 시기가 그립다. 다시 그 열정이 돌아오지도 않았더라. 집에 박혀서 잘 지내도록해.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03화열등감은 너도 갖는거고 나도 갖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