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같은소설:수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우리 주변에 발생한다.
사람들은 실제로 겪은 공포 이야기를 내놓는다. 작두를 타며 나의 이름을 외치고, 내가 저지른 잘못들을 읊조리는 모습도 있고, 군대에서 본 처녀 귀신이 나를 향해 애원하기도 한다. 또 죽음이 가득한 병원 안에서 피투성이 귀신 환자들이 속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환영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하며 진실이라며 믿어달라고 애원한다. 무서움에 떨며 말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거짓같지는 않다. 목소리에 절박함이 서려 있어, 실화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나는 귀신도, 죽음도 직접 목격한 적이 없다. 아직까지는. 하지만 만약 목격하게 된다면, 사람이 변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간 사람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차갑고 음산한 느낌에 사고가 멈추지 않을까? 그러나 원한을 품고 앉아 이야기를 들어줄 정도의 귀신이라면, 만나서 밤새도록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마치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고은이 귀신들의 한을 하나하나 풀어주듯이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힘은 미약하다. 전지전능한 신만이 그 원한의 영혼들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수 있다. 나는 그저 한낱의 인간일 뿐이다. 도깨비불을 만졌다고 해서 초인적인 힘을 얻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 원한을 담은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아픔이 하늘로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작은 아기 귀신이라도 좋다. 너무나 많은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은 이들이 이 땅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이해가 간다. 얼마나 한과 고통이 깊었으면, 그들이 가고 싶은 이상적인 세계에 도달하지 못한 채 이 지구에 머물고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조상들에 대한 예를 다하고, 항상 귀하게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상과 제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저 예의를 갖춘다는 마음으로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도 괜찮겠다고 느껴진다.
죽은 이들이 너무 많다, 이 지구에는. 그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우리는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 알 수 없지만, 모두가 한을 남기지 않고 떠났으면 좋겠다. 교통사고든, 비참한 죽음이든, 한이 서리지 않기를 바란다. 펑펑 울고 그 슬픔을 다 털어내고 떠났으면 한다. 그들의 한은 자녀들에게 남기지 않고, 스스로 평안하게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이야기는 후손들이 전해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