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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드 입은 코끼리 Oct 23. 2024

리암 페인의 죽음

원디렉션이었던 그에게 추모하며

이제 평생 원디렉션의 완전체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괴롭다. 93년생의 어린 나이, 성공했지만 아직 30대 초반이었던 그. 그에게는 가족이 있었고 아이도 있었다. 사랑하던 이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내 시절의 원디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의 죽음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본 속보로 알게 되었다. 그가 살아 있다가 이제는 숨을 거두었다니, 너무나 허망한 죽음이었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노래는 물론, 원디렉션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나의 한때의 추억, 고등학생 시절 열광하게 했던 원디렉션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나는 다시 한번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나 보다.


원디렉션은 케이팝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전 탄생한 하나의 결합체였다. 전 세계의 모든 소녀들은 영국 보이밴드 원디렉션에 열광했다. 그들의 노래, 장난기 넘치는 무대, 팬들의 사랑이 넘쳐흘렀다. 어린 나이에 성공을 맛본 그들 사이에 금이 갔지만, 팬들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왔다.


“What Makes You Beautiful”로 시작한 데뷔. 그들의 히트곡이자 데뷔곡은 지금도 설렘이 가득하다. 파워풀한 비트와 함께 "너는 왜 아름다운 걸 모르냐"며 반문하는 이야기. 소녀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잘생긴 그들이 불러주는 스윗한 찬사. 그들은 이 가사의 의미를 알고 불렀을까?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런 사랑을 이해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들은 몇 년 만에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어디를 가든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고함을 질렀고, 그들의 사생활은 노출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위와 팬들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들의 초기 노래에는 장난꾸러기 같은 사랑이 가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지한 사랑 이야기와 그녀에 대한 추억을 담아내며 성숙해졌다.


특히 나는 그들이 자선 활동으로 부른 “One Way or Another”를 좋아했다. 5명의 멤버가 자신들의 여행을 통해 찍은 저예산 무비. 모든 수익을 기부한 곡이었다. 장난기 넘치는 리암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어 미소가 절로 나왔다. 5명이 함께 몸동작(춤이라고 하긴 애매한ㅋㅋㅋ)을 박자에 맞추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던 뮤직비디오. 그 5명의 행복한 모습을 이제는 꿈에서만 볼 수 있다.


제인이 탈퇴하면서 원디렉션의 완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활동은 이어갔지만, 결국 모두 각자의 솔로의 길을 걸었다. 해리 스타일스의 인기는 계속 커졌고, 다른 멤버들은 그만큼의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각자 원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부르며 나름대로 행복해 보였다.


리암의 사망 원인은 아르헨티나 당국에서 마약으로 인한 충동적인 추락사라고 발표했다. 우리는 아직 정확한 사인을 알아가는 중이지만, 리암의 죽음을 비난하기보다는 그를 추모하며 애도를 표하고 싶다. 너무 젊었다. 그가 한 행동은 옳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죽음을 맞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연예인들의 마약 관련 사망 소식은 이제 드물지 않다. 하지만 나에게는 고등학교 시절 수능의 원동력이 되어준 그들이었기에, 이번 소식이 더욱 마음에 걸린다. 리암의 가족과 그의 절친들이 이 고통의 시간을 잘 이겨내기를 바란다.


작은 한국의 팬이 한 글자 한 글자 적어가며
후드 입은 코끼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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