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10월에 3명의 인간이 인공지능을 보고 와서
안국역에서 하고 있는 레픽 아나돌의 전시회를 보고 왔다. 글쟁이들의 모임에서 닉네임 00님이 같이 가자고 제안해서 나는 찬성했다. 그렇게 전시회를 다녀오게 되었다. 총 3명이 모였는데, 전통이 가득한 안국역에서 이루어지는 현대적 전시회라는 점에서 흥미를 느껴 가게 되었다. 이 전시회라는 공간은 유니크하게 느껴졌다. 독특하다는 한국어 표현도 있지만, "유니크함"이 더 어울리는 괴짜 같은 느낌과 기괴함이 섞인 단어라 한층 더 부각되는 것 같았다. 나는 다양한 전시회를 가보았지만, 이토록 경외감에 압도되는 디지털 전시회는 처음이었다.
대체로 이 전시는 지구와 생태계의 순환과 관련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내가 이 전시회를 보며 느낀 생각은 꽤 가벼웠다. 물풍선이 회오리처럼 올라갔다 반복하는 융기와 침식,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순환적인 지구, 다양한 산호초와 새들. AI가 구현한 세계는 단순한 색감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듯했다. 나에게는 현재로서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이 구현하는 아이스크림 회오리들이 한꺼번에 일렁이는 것뿐이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들지 않았다. 3번 전시장에 들어갔을 때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천장에서 파란 아이스크림과 하얀 아이스크림이 싸우듯 엎치락뒤치락했으나 결국 어느 것도 이기지 못한 채, 섞이지도 않은 채 끝이 났다. 이 기획에서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 궁금해졌다.
약 45분간의 관람 후, 세 명이 카페에 모여 논평을 나누었다. 우리는 기계 문명화의 미래와 이어지는 이야기들로 가득 채웠다. 특히 영화 <매트릭스>에서 영감을 받은 세상이 곧 오지 않을까에 대해 깊은 토론을 했다. 현재 사용되는 기계들은 인간을 돕기 위해 존재하므로 절대로 그들이 혁명을 일으킬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같은 AI 로봇의 시대가 과연 올까? 그 전에 인간이 그 싹을 잘라버리지는 않을까? 그런 질문을 나누며 열정적으로 "기계"에 대한 정의와 "인간적"이라는 정의까지 논의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국 이 전시회가 주었던 가장 값진 경험은 대화였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사고의 형식을 나누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우리의 이야기가 허공에 흩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글로 기록을 남기는데, 하하 시간이 지나니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아쉽다. 우리가 너무 짧은 감상평만을 한 것이 아니었는지, 고르디우스의 매듭 같은 복잡한 표현이 난무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아쉽게도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끝마치고, 서로의 담소를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며 기계와 다른 "인간적인" 행위로 서로를 알아가게 되었다. 나는 그저 "인간적인" 세상이 "기계적인" 세상보다 더 값지고 더 크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