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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살을 향해 막 길을 떠났습니다

그대의 삶을 어찌 논하겠소만.....

by 박점복
거북이는
그렇게
꼴찌로 오백 살 길고 먼 여정을 떠납니다.
친구들의 처연해하는 눈망울,
따끔한 응시,
안쓰럽다며 거드는 한 마디씩을
가슴에 담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결같은 걸음으로
먼저 나선 이들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그래도
서두른 적 한 번 없고 말고요,
따라잡겠다고.

오백 살이 얼마나 먼 지
뭔가를 준비하고 꾸려야 할지
몰라도
하루를, 또 하루를
차곡차곡 포개며

셀 순 없었지만

오늘을 살아 냈습니다.


겨우 100살 언저리를 사는 인생이 500살 거북이의 삶에 왈가왈부라니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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