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
보도블록
옆, 어디선가
애 섧게 부르는 소리,
얽히더니, 또 설켜서는
흔들흔들 휘청인다.
녹색 무더기,
온통 기다림뿐이지만,
눈길 한 번
못 받는다.
나온 입, 댓 발이고
삐죽이다가도, 혹시나
필살기로
'우르르'
자태, 흠모(欽慕) 없어도.
그렇게
빗줄기
온몸으로 받아내며.
툭툭 투두둑
수다로 답을 한다
흥건해서는.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는,
생명의 소리.
"나 여기 있어요!"
여기도 찔끔 저기도 찔끔 거리는 걸 보면 딱히 잘 하는 게 없다는 의미 이리라. 정처 없이 헤매고는 있지만 그래도 꼭 내가 메꿔야 할 모퉁이는 있고 말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