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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꼬마 브런치 작가 집필 중

어른들은 못하죠

by 박점복

뽀송뽀송 잘 마른 멀쩡한 길 놔두고는 그 아이는 슬그머니 엄마 손을 놓았다. 잠깐 내린 비로 저벅저벅 고인 물 위로 물 만난 고기처럼 걸음을 옮기며. 엄마도 빠르게 상황 파악 스캔하고는 말리질 않았다.


보무도 당당 물 위를 덤벙거린다. 무서워(?) 슬슬 뭐 피하듯 폴짝폴짝 건너뛰며 행여 밟을 새라 빙빙 돌고 또 도는 어른들과는 보기 좋게 대조를 이뤘다. 서너 살쯤 되었을까 용감무쌍 꼬마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살짝 부럽기까지.


웬만큼 세상사 다 겪었다며 둘째가라면 거품 물고 서러워할 수많은 소위 어른들, 사회적 위치(social position)까지 거추장스럽게 막아서니 걸맞게 처신 중이라지만 브런치 스토리 마 작가님 아랑곳하지 않는다.


세상 말로 쪽 팔리면 안 되는 체면, 덕지덕지 덧칠된 두꺼운 얼굴 화장 싹 지워내고는 맨 얼굴로 세상과 만날 수는, 죽으면 죽었지 결코 없단다.


그렇게 이러저러한 삶의 껍데기 뒤집어쓴 어른들 조신함이 꼬마 브런치 스토리 작가의 작품을 더욱 도드라지, 신선하게 한다. 티 하나 없는 순진 무구함 그 가치를 한껏 높이면서.




"브런치 스토리 꼬마 작가님! 고맙습니다"


까맣게 리서 무심하게 가겠다며 손 흔드는 순수 일깨워 주셔서. 그렇다고 감히 작가님의 순진 무구 넘보려는 무례 범할 수도, 범하지도 못할 테지만.


왜냐구요? 돌아지 못할 그 강 건넌 지 한참 되었거든요. 그래도 가물가물 더 사라지기 전 작가님의 순수 따라 해 보렵니다. 쉽진 않겠지만요, 물론.


"아이고 저런!" 신발 젖으면 어쩌지? 양말에, 바지에 튀긴 흙탕물은...... 샤워하고 씻고 번거로울 텐데. 이런 '염려' 작가님에겐 딴 세상 얘기지요?


오늘도 작가님의 순수 다만 부러울 뿐입니다. 힐끗거리며 흙탕물 길까 슬슬 눈치 보는 어설픈, 상 때로 잔뜩 얼룩진 어떤 어른 하나 가님 곁을 지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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